[김형원의 오덕이야기] (132)슈퍼&리얼로봇과 애증극의 융합 '단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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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18 12:38 | 수정 2020.07.18 12:42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1985년작 ‘초수기신 단쿠가(超獣機神ダンクーガ)’는 ‘건담’을 필두로 1980년대 초반 등장했던 리얼로봇 작품의 영향을 받은 슈퍼로봇 애니메이션이다. 작품 속에는 침략자에 맞서 싸우는 반란군과 사랑과 증오 등 등장인물의 드라마가 녹아있다. 단쿠가 로봇은 슈퍼로봇의 전통적인 변신합체 스타일을 채용했다. ‘메머드', ‘독수리', ‘호랑이' 등 맹수를 모티브로 한 메카닉이 서로 합체하면 하나의 거대로봇으로 변한다.

초수기신 단쿠가 / 야후재팬
TV애니 단쿠가는 20세기말, 다른 세계에서 돌연 나타난 무게제국 조르바토스 군대가 지구를 침략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세계 제국군의 공격으로 인류는 멸망의 위기에 직면한다. 혼돈의 시대에 로스 이골 장관과 천재과학자 하즈키 박사는 제국군의 눈을 피해 ‘이글 파이터' 등 총 4대의 전투 메카닉 ‘수전기(獣戦機)’를 완성시킨다. 하즈키 박사는 ‘후지와라 시노부' 등 총 4명의 주인공 파일럿을 소집해 특수부대인 ‘수전기대(獣戦機隊)’를 만들어 침략자인 외계 제국군에 맞서 싸우게 된다.
초수기신 단쿠가 오프닝 영상 / 유튜브
단쿠가는 건담 등 리얼로봇 애니메이션이 한창 인기를 끈 이후, 애니메이션 업계가 새로운 슈퍼로봇의 방향성을 찾는 과정 속에서 탄생된 작품이다.

다른 차원에서 갑자기 등장한 외계 침략자와 이에 맞서 지구의 천재과학자가 로봇을 만들고 특수훈련을 받은 엘리트 파일럿이 로봇을 조종해 침략자를 응징한다는 슈퍼로봇 전통의 ‘권선징악' 스토리를 갖추는 동시에, 사실적인 무기와 반란군 조직, 주요인물들의 인간 드라마 등 리얼로봇의 요소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초수기신 단쿠가 4명의 주인공 / 야후재팬
1980년대 일본 문화황금기 작품인 만큼 주인공 스타일도 세련되게 표현됐다. 당시 하라주쿠 패션가 스타일로 젊은세대의 패션 문화를 주인공 캐릭터에 녹여냈다.

단쿠가 스토리는 ‘마징가Z’, ‘육신합체 갓마즈’ 각본가인 ‘후지카와 케이스케(藤川桂介)'가 맡았다. 후지카와 작가는 갓마즈에서 보여준 ‘가혹한 전쟁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증오의 이야기'를 단쿠가에도 녹여냈다.

후지카와 작가는 단쿠가의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부대 리더인 시노부가 아닌 여자 주인공 ‘유우키 사라'를 앞세웠다. 사라는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교관이자 연인이었던 ‘샤피로'가 지구와 인류를 등지고 제국군 편에 서게되자 지구와 제국 사이서 고뇌하고, 전쟁 속에서 사랑했던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게 된다.

애니메이션 업계는 단쿠가의 4명의 주인공이 보여준 다소 강조된 청춘 스토리와 정신적 성장이 당시 로봇 애니메이션 작품으로서는 참신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제국군의 무자비한 공격으로 무참하게 죽어가는 사람들과 주인공 사라의 사랑하기에 더 증오하는 심리 묘사는 슈퍼로봇 콘텐츠 주요 소비층인 어린이에게는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었다는 평가다. 성인 시각에 맞춘 드라마에 중점을 둔 스토리가 시청률 저하와 장난감 판매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초수기신 단쿠가 두 번째 오프닝 영상 / 유튜브
1985년 다른 TV애니와 비교해 다소 짧은 38화 분량으로 방영이 끝난 초수기신 단쿠가는 TV애니 뒷 이야기를 비디오테잎·레이저디스크 등에 담아 판매하는 오리지널비디오애니메이션(OVA) 콘텐츠와 소설로 풀어냈다. 3편의 OVA와 2권분량의 소설로 애니에 매료된 팬들을 단쿠가 세계관에 묶어뒀다.

초수기신 단쿠가 일러스트 / 야후재팬
단쿠가 캐릭터 디자인은 ‘스튜디오 라이브'가 담당했다. ‘밍키 모모', ‘마신영웅전 와타루' 등 인기 애니 캐릭터를 만든 ‘아시다 토요오(芦田豊雄)’를 필두로 4명의 캐릭터 디자이너가 참가했다. 아시다는 주인공들의 평상복에 당시 젊은세대 패션 중심지인 하라주쿠 스타일을 녹여냈다. 여자 주인공 사라는 두건과 스니커 등 1980년대 10~20대 인기 패션 아이템을 적용했다.

단쿠가 메카닉 디자인은 ‘히라이 히사시(平井久司)’와 ‘오오바리 마사미(大張正己)’가 맡았다. 히라이는 단쿠가와 수전기 디자인을, 오오바리는 제국군 메카닉 디자인을 담당했다. 히라이는 메카닉 보다 캐릭터 디자인 일을 더 많이 했다. ‘무한의 리바이어스', ‘창궁의 파프너', ‘건담 시드 데스티니' 등의 작품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감독 일을 맡았다.

오오바리는 ‘머신로보', ‘토비카게', ‘프로젝트A꼬', ‘단가이오', ‘드라고나' 등의 작품에서 메카닉 디자인 일을 맡았으며, ‘초중신 그라비온' 등 다수 애니 작품에서 감독을 맡은 인물이다. 애니메이션 업계는 당시 신인이던 오오바리가 단쿠가를 발판으로 크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단쿠가 장난감 분야 스폰서는 ‘반다이'다. 장난감 업계에 따르면 반다이는 단쿠가 로봇 메카닉 디자인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당시 애니 제작에 있어 로봇 디자인은 장난감 스폰서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

4대의 맹수 메카닉이 합체해 완성되는 슈퍼로봇 단쿠가

단쿠가는 4대의 수전기 메카닉이 합체해 완성되는 거대 슈퍼로봇이다. 하즈키 고타로 박사가 만든 단쿠가는 높이 기준 34.6미터, 무게 114톤에 달한다. 슈퍼로봇의 표준이라 할 수 있는 ‘마징가Z’와 리얼로봇 대명사인 건담의 크기가 18미터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2배에 가까운 크기다.

초합금혼 GX-13R 단쿠가 / 반다이스피리츠
단쿠가의 이름은 한자로 단공아(断空我)로 쓴다. ‘마음을 비워 고뇌를 끊어낸다'는 의미를 담았다. 로봇은 100만마력으로 최고시속 8000킬로미터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단쿠가는 단공검과 철권 등의 무기로 육탄전에 특화된 모습을 주로 보인다. 원거리 공격용 무기로는 단공포가 있다. 이 무기는 4연장 대구경 펄스레이저포로 로봇의 등 부분에 위치했다.

초합금혼 GX-13R 단쿠가 / 반다이스피리츠
단쿠가는 ‘이글 파이터', ‘랜드 쿠거', ‘랜드 라이거', ‘빅 모스' 등 맹수를 모티브로 만든 4대의 수전기로 구성됐다. 각각의 수전기 메카닉은 ‘노멀모드'와 맹수 모양의 ‘어그레시브 모드', 인간형인 ‘휴머로이드 모드' 등 3가지 형태로 변신한다. 이글 파이터를 제외한 나머지 3대 수전기는 파일럿이 스위치를 누르는 것으로 어그레시브 모드로 변형된다. 이글 파이터의 경우 파일럿인 시노부의 정신 에너지에 반응해 변신한다.

초합금혼 단쿠가 수전기 어그레시브&휴머로이드 모드 / 반다이스피리츠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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