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팀'과 ‘대용량'을 중심으로 가전 시장을 공략 중인데 가시적 성과로 이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형 가전에 주목하는 소비자 수요에 맞추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생 요구를 충족한다.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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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31일 17㎏ 대용량 건조기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ThinQ)’를 다음 주 중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신제품 마케팅 전략으로 트루스팀(TrueSteam, 물을 100도로 끓인 스팀으로 탈취와 살균, 옷감 주름 완화에 도움을 주는 기능)기능을 앞세웠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부사장)은 고용량 제품 출시의 배경에 대해 "고객이 17㎏ 대용량 건조기에서도 편리한 스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말했다.

LG전자는 6월 16㎏ 대용량 건조기 출시를 알렸다. 해당 제품 역시 트루스팀 기능을 주력으로 했다. 대용량 모델 출시 한 달 만에 새롭게 17㎏ 건조기까지 라인업에 추가했다.

LG전자의 대용량, 스팀 중심의 가전 전략은 또 다른 위생 가전으로 꼽히는 의류관리기 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LG전자는 트루스팀 기능을 앞세운 대용량 트롬 스타일러 신제품 출시를 앞뒀다. 빠르면 8월 제품이 나온다.

전자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스타일러 신제품(모델명: S5MPC) 관련 의류 건조기 관련 전파 인증을 획득했다. 모델 분류 코드 시작이 ‘S5’로 시작하는 점을 비춰 기존 대용량 모델(S5MB, S5MBA)처럼 상의 5벌을 넣을 수 있는 대용량 모델일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행상 인증 획득 후 한 달 안으로 시장 판매가 진행되는 만큼 출시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다른 위생 가전인 식기세척기 시장에서도 살균 기능을 앞세운다. LG전자는 디오스 식기세척기 모델의 90% 이상에 트루스팀을 탑재한 상태다. 해당 모델은 모두 12인용으로 대용량에 속한다.

스팀, 대용량 앞세웠더니 코로나19 부진에도 실적 ‘선방’

LG전자가 대용량과 스팀에 이같은 주목도를 보이는 이유는 가시적인 매출 성과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최근 대용량 중심의 트롬 건조기와 트롬 스타일러, 디오스 식기세척기 등 3종 가전의 성과가 한국 H&A사업본부 전체 판매 비중의 70~90%를 차지한다.

트롬 스타일러의 경우 연초 55%에 머무르던 대용량 제품의 판매 비중이 6월 들어 70%까지 늘었다. 트롬 건조기도 6월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이 대용량 제품에서 발생했다. 그중 트루스팀 적용 모델을 선택하는 비중은 90%를 넘어선 상황이다. 디오스 식기세척기 역시 같은 기간 기준 전체 판매량에서 대용량 스팀 모델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이같은 성과는 올해 1,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두드러졌다. 생활 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는 LG전자 전체 영업이익 중 1, 2분기 각각 13.9%와 12.2%를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분기 사상 최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높았음에도 스팀 가전 판매가 실적을 이끌었다.

전자 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사가 가전 출시 초기에는 소형을 판매하면서 시장성을 확인하다가 이후 프리미엄 대용량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비자도 점차 하이엔드(high end, 비슷한 기능을 가진 제품 중 기능이 가장 우수한 제품)에 관심을 두다 보니 대용량 제품 실적이 오른 경우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면서 소비자가 위생에 관심을 두는 경향이 크다"며 "앞으로도 스팀 기능을 앞세워 위생 가전에 강조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하반기에도 이같은 판매 기조를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김이권 LG전자 H&A 본부 기획관리담당 상무는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과 신가전 제품 매출을 확대하겠다"며 "위생 건강 관리 가전도 확대해 하반기에 안정적인 수익성이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