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세대 교체’라 하면 이전과는 차별화되는 ‘변화’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IT 영역에서는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기능과 성능을 높였을 때 쓰는 경우가 보통이다. 물론 세대 교체의 방법이 새로운 기술의 활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제품의 구성을 바꾸는 등으로 상품성 개선을 통해 세대 교체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지금까지 14번의 세대 교체를 이어 왔다. 지금까지의 세대 교체를 뒤돌아보면, 모든 세대 교체가 파격적인 기술적 변화를 선보인 것은 아니었다. 이 세대의 초반에는 ‘틱-톡’ 전략으로 프로세서 아키텍처와 제조 공정을 바꿔 왔고, 중후반기에는 제품의 코어 수 변화 등 ‘상품성’을 통해 세대 교체를 만들어 오기도 했다. 이전 세대인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12세대 대비 아키텍처 개선과 상품성 개선이 동시에 반영됐다.
인텔 코어 14세대 프로세서는 이전 세대인 13세대 ‘랩터 레이크(Raptor Lake)’의 리프레시로 이전 세대 대비 기술적 변화의 폭은 크지 않다. 하지만 코어 14세대 프로세서 중에서도 ‘코어 i7-14700K’ 프로세서는 변화에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코어 i7-14700K 프로세서는 이전 세대 대비 코어 수가 더 늘어나, 이전 세대보다 더 향상된 성능은 물론이고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코어 i9에 필적하는 성능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상품성을 갖췄다.
인텔 코어 14세대 프로세서는 기존 13세대 ‘랩터 레이크’의 리프레시 제품으로 대부분의 기술적 특징은 변화가 없다. ‘랩터 코브’ 퍼포먼스 코어와 ‘그레이스몬트’ 에피션트 코어의 조합인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나, PCIe 5.0과 DDR5 메모리를 지원하는 플랫폼 구성 등은 대부분 그대로다. 제조 공정도 ‘인텔 7’을 그대로 사용하며, 기존 12세대,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메인보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세서 자체의 ‘상품성’ 측면은 이전 세대 대비 나아졌다. 14세대 제품 전반에 걸쳐 이전 세대 대비 모든 조건에서의 동작 속도가 조금씩 올랐으며, 최상위 제품인 ‘코어 i9-14900K’의 최대 동작 속도는 6GHz에 도달했다. 또한 14세대 ‘코어 i7’ 제품군은 이전 세대 대비 에피션트 코어 수가 4개 더 늘어나, 이번 14세대 제품 중 가장 큰 변화가 이뤄진 제품으로 꼽힌다.
한편,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이후 등장하는 모든 프로세서가 ‘14세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노트북 PC 등을 위한 모바일 플랫폼으로 등장할 ‘메테오 레이크(Meteor Lake)’는 새로운 ‘코어 울트라’ 브랜드로 등장할 예정이다. ‘14세대’를 사용하는 제품은 ‘랩터 레이크’의 리프레시 제품이 투입되는 데스크톱 PC용 S 시리즈, 고성능 노트북 PC용 HX 시리즈 제품에 한정된다. 이후 인텔은 새로운 브랜드로의 이전과 함께 세대 표현을 이전보다 덜 강조하는 표기 규칙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인텔 코어 i7-14700K 프로세서는 퍼포먼스 코어 8개와 에피션트 코어 12개로 총 20코어 28쓰레드 구성을 갖췄다. 이는 이전세대 제품인 코어 i7-13700K 프로세서와 비교해 에피션트 코어 4개 구성의 모듈 한 개 정도가 추가된 것이다. 현재 세대에서 에피션트 코어 4개 구성의 모듈 하나가 퍼포먼스 코어 한 개 정도의 면적에 구성되는 만큼, 링버스 구성 기준으로 바라보면 약 11코어 구성으로 볼 수도 있다.
코어 i7-14700K의 20코어 28쓰레드 구성은 상품성 측면에서 제법 큰 의미를 가진다. 일단, 이전 세대 대비 4개 더 늘어난 에피션트 코어는 최대 18% 정도의 멀티쓰레드 성능 향상을 제공할 수 있다. 상위 모델과 비교하면 14세대 코어 i7과 i9간의 차이는 에피션트 코어 4개와 동작 속도 정도로, 이전 세대 대비 제품군 간의 성능 차이는 더 줄었다. 또한 코어 14세대 i7은 이제 2년 전의 최상위 모델이었던 12세대 코어 i9을 성능으로 훌쩍 뛰어넘었다.
동작 속도도 더 높아졌다. 코어 i7-14700K의 최대 동작속도는 이전 세대 대비 0.2GHz 높아진 5.6GHz를 달성했으며, 올코어 터보는 5.5GHz다. 에피션트 코어의 동작 속도 또한 이전 세대보다 0.1GHz 더 높아진 4.3GHz다. 프로세서의 PBP(Processor Base Power)나 MTP(Maximum Turbo Power)는 이전 세대와 동일한 125W, 253W 설정이다. 한편, 인텔의 공식 사양에서 코어 14세대 ‘K 시리즈’ 프로세서의 PBP는 125W, MTP는 253W로 알려졌지만, 실제 기본 설정은 PBP와 MTP가 동일한 253W를 사용한다.
프로세서 코어 이외의 부분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은 기존에 사용되던 Xe 아키텍처 기반 ‘UHD 그래픽스 770’이 탑재됐다. 메인보드의 HDMI와 DP(DisplayPort)를 통해 4K 출력이 가능하고, AV1의 하드웨어 디코딩과 HEVC, VP9의 하드웨어 인코딩 처리도 지원한다. 인텔 아크 그래픽카드와 함께 사용하면 ‘딥 링크’ 기술로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과 외장 아크 그래픽카드를 함께 사용해 성능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인텔은 지금까지 프로세서의 세대 교체에 있어 두 개 세대가 플랫폼간 호환성을 가질 수 있게 해 왔지만, 이번 세대에서는 예외다. 코어 14세대 프로세서는 기존 12,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600, 700 시리즈 칩셋 기반 메인보드에서 펌웨어 업그레이드 정도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14세대에 이르는 코어 프로세서의 역사 중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4세대 코어 프로세서 시절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그 때는 리프레시 모델이 새로운 세대로 구분되지 않았었다.
소켓과 칩셋의 변화가 없는 만큼 코어 14세대 프로세서 기반 PC에서는 저가형에서 고가형까지 메인보드 선택의 폭이 과거 어느 때보다 넓은 것도 특징이다. 이 선택의 폭에는 칩셋 세대별, 등급별 기능 차이와 함께, DDR4, DDR5 메모리 지원도 선택이 가능하다.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마찬가지로 코어 14세대 프로세서도 DDR4, DDR5 메모리를 모두 지원해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최신 메인보드에서는 새로운 ‘와이파이 7’ 지원 등도 기대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기존의 플랫폼 구성을 유지하지만 코어 14세대 프로세서에서는 성능 향상을 위한 새로운 기술들도 선보였다. 먼저, ‘인텔 애플리케이션 최적화(Intel Application Optimization)’은 DTT(Dynamic Tuning Technology) 프레임워크의 정책을 활용해 게임 등 특정 애플리케이션에서 프로세서 성능을 극대화한다. 또한 오버클럭킹 지원에서도 CPU와 메모리의 설정 가능 범위가 좀 더 확장되고, 코어별 서멀 스로틀링 제어 설정이 추가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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