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는 노트북 PC는 각자의 개성에 따라 사용하지만, 결국은 선택 가능한 몇몇 제품 중에서 고른다. 덕분에, 하드웨어 디자인 차원에서는 아무리 독특한 모델이라 해도 어딘가에는 내가 쓰는 것과 똑같은 모양의 노트북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좀 더 특별함을 추구하기 위한 별도의 ‘튜닝’ 등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보통은 이 단계까지 들어가기엔 꽤 큰 각오가 필요하다.

에이수스의 'ROG 제피러스(Zephyrus) M16(2023)' 모델(이하 ROG 제피러스 M16)은 게이밍 노트북 중에서도 강렬한 ‘개성’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이 모델의 상판 디자인에 적용된 '아니메 매트릭스(AniMe Matrix)' 디스플레이는 다들 비슷비슷할 노트북 상판 디자인에 사용자의 강렬한 개성을 담을 기회를 선사한다. 16인치 디스플레이에 13세대 코어 i9 프로세서,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GPU를 탑재하고도 2.3kg의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ROG 제피러스 M16의 상판 디자인은 절반이 ‘사용자 정의’다. / 권용만 기자
ROG 제피러스 M16의 상판 디자인은 절반이 ‘사용자 정의’다. / 권용만 기자

ROG 제피러스 M16의 첫 인상은 제법 ‘얇고 가볍다’는 것이다. 13세대 인텔 코어 i9-13900H 프로세서와 최대 150W TGP(Total Graphics Power) 설정의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GPU를 갖춘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이라고는 섣불리 생각하기 힘들 정도다. 고성능 프로세서와 GPU, 제법 큼직한 디스플레이를 갖췄지만 ROG 제피러스 M16의 두께는 21.1~22.9mm, 무게는 2.3kg 정도로, 디스플레이 크기와 성능을 생각하면 기대 이상의 놀라운 휴대성을 보여 준다.

상판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세한 타공 디자인이다. 이 ‘ROG 제피러스 M16’의 상판에는 1만8710개의 구멍이 정밀하게 가공돼, 이 타공을 통해 1711개 LED로 구성된 독특한 감성의 ‘아니메 매트릭스’ LED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또한 기본적으로는 ‘매트 블랙’ 색상에 깔끔한 무광 가공으로 독특한 ‘밀리터리’ 감성을 선사한다. 제품명이 새겨진 네임플레이트는 홀로그래픽 처리가 되어 있고 측면 또한 매끄럽게 가공돼 디자인과 재질의 촉감 측면에서는 프리미엄 감성을 선사한다.

ROG 제피러스 M16의 ‘아니메 매트릭스’ 디스플레이는 노트북의 기능성과 개성을 독특한 감성으로 표현한다. 이 아니메 매트릭스 디스플레이는 기본적으로는 간단한 애니메이션이나 임의의 텍스트를 표시할 수도 있고, 시계나 배터리 잔량 등의 시스템 알림을 표시할 수도 있다. 혹은 현재 재생 중인 오디오의 파형을 애니메이션으로 표시할 수도 있다. 혹은 버추얼 펫 ‘옴니(OMNI)’와 결합해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표시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사용자가 직접 표시할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넣을 수 있다는 점은 특별하다.

16인치 디스플레이에 텐키리스 키보드 조합으로 이동성 측면을 강조했다. / 권용만 기자
16인치 디스플레이에 텐키리스 키보드 조합으로 이동성 측면을 강조했다. / 권용만 기자

노트북을 펼치면 16:10 비율의 16인치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오는데, 상판 대비 스크린 비율 92%에서 오는 몰입감이 압권이다. 제품에 탑재된 ‘ROG 네뷸라 HDR(ROG Nebula HDR)’ 디스플레이는 16인치 크기와 16:10 비율, 2560x1600 해상도를 갖춘 미니 LED 패널이다. 최대 밝기는 1100니트(nits)이며, 게이밍을 위한 240Hz의 고주사율과 엔비디아 ‘지싱크(G-sync)’ 기술도 지원한다. HDR 기술도 제공하며, 베사 디스플레이HDR 1000’과 ‘돌비 비전’ 인증을 갖췄다. 색재현율도 DCI-P3 100%를 만족하며, 표현력 측면에서는 팬톤 인증을 받았다.

디자인적 측면에서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힌지 설계인데, 경량 노트북에서 많이 볼 수 있던 ‘에르고리프트(ErgoLift)’ 힌지가 쓰였다. 노트북을 펼치면 상판이 하판을 조금 들어올려, 접었을 때 두께를 줄이면서도 효과적으로 바닥과 노트북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사용 편의성과 쿨링 효율을 확보한다. 16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했음에도 키보드 배열이 ‘텐키리스’인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키보드는 편안함과 정숙함, 전체 키의 동시입력과 2000만 회의 수명 등 게이밍 키보드에 요구되는 특징들을 모두 갖췄다.

제품의 측면에는 게이밍과 크리에이터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포트 연결성을 갖췄다. 제품 왼쪽에는 HDMI 2.1 풀사이즈 포트와 썬더볼트 4, USB-PD 3.0을 지원하는 USB-C 타입 포트, USB 3.2 A타입 포트가 있고, 오른쪽에는 USB 3.2 A타입 포트, 디스플레이포트 1.4와 USB-PD 3.0을 지원하는 USB-C 포트, 마이크로SD 리더가 있다. 제품의 기본 어댑터는 280W 급이지만, 최대 100W의 USB-PD 입력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USB-PD 전원 입력은 성능을 타협하면 휴대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옵션으로, 제품 패키지에는 두 종류의 어댑터가 모두 들어 있다.

제법 얇고 가벼운 본체지만, 노트북 PC에 필요한 모든 부분을 빠짐없이 갖췄다. / 권용만 기자
제법 얇고 가벼운 본체지만, 노트북 PC에 필요한 모든 부분을 빠짐없이 갖췄다. / 권용만 기자

ROG 제피러스 M16 노트북에 내장된 사운드 시스템도 수준급이다. 스피커는 트위터 두 개와 우퍼 두 개를 포함해 총 6개 구성이며, 듀얼 포스 캔슬링 우퍼 구성으로 소리의 균형을 맞췄다. ‘돌비 애트모스’ 기술도 지원해 뛰어난 감상 환경을 제공한다. 마이크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적용해 주위의 소음에 상관없이 노트북에 내장된 마이크를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게 돕는다. 또한 내장된 1080p FHD급 카메라는 ‘윈도 헬로(Windows Hello)’를 지원해 안면 인식으로 편리하면서도 강력한 보안성을 제공할 수 있다.

네트워크 지원에서는 유선 없이 ‘무선 연결’만 지원한다. 하지만 제품에 탑재된 와이파이 6E의 2x2 구성은 160MHz 대역폭에서 기가비트 급 유선 연결 속도를 훌쩍 뛰어넘는 2.4Gbps 연결을 지원하는 만큼 유선 연결 미지원이 아쉬움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동성’ 측면에서는 유선 지원을 빼고 무게와 두께를 줄이는 게 더 매력적인 선택일 것이다. 물론, 강력한 무선 연결 성능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와이파이 6’를 지원하는 고성능 무선 공유기가 필요하다.

이동성 측면을 완성하는 ‘배터리’는 90와트시(Wh) 용량이다. 제품의 성능이나 최대 전력소비량을 생각하면, 최대 성능에서는 배터리 사용 시간을 그리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외장 GPU를 끄고, ‘저소음’ 모드를 사용하면 나름대로 몇 시간 정도는 일반적인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30분만에 배터리의 절반을 충전할 수 있는 고속 충전 기능이나, 전용 어댑터가 아니더라도 100W급 USB-PD 어댑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노트북의 휴대성에 대한 부담을 줄여 줄 부분이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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