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PC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한 ‘침체’ 이상의 ‘변화’의 움직임이 보인다. 특히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PC 시장은 예전처럼 단순히 다른 디바이스들에 자리를 잃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분명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을 공고히 하는 모습이 보인다. 게이밍과 콘텐츠 제작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위한 고가의 고성능, 프리미엄 제품군은 시장 전반의 침체 속에서도 성장하는 모습이다. 

새로운 시장 추세 속에 PC의 성능에 근원인 CPU의 기술적 구성 또한 바뀌었다. 8개 정도의 코어에 동작 속도가 높은 것이 유리한 ‘게이밍’과 코어 수가 많을 수록 유리한 ‘콘텐츠 제작’ 이라는 상반된 성격의 환경 모두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하이브리드 코어 구성과 적극적인 동작 속도 조절 전략이 대표적이다. 특히,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하이브리드 코어 구성에서 성능 중시 코어에는 동작 속도를 극대화하고, 효율 중시 코어는 더 많은 코어를 탑재함으로써 서로 상반된 두 가지 영역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바 있다.

‘14세대’로 등장한 인텔 코어 i9-14900K 프로세서는 기존 13세대 ‘랩터 레이크(Raptor Lake)’의 개선판으로, 이전 세대 대비 동작 속도를 더욱 끌어올려 상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동작 속도 측면에서는 이전 세대 대비 퍼포먼스 코어와 에피션트 코어 모두 동작 속도가 높아졌고, 대량 생산 제품군에서도 6GHz 최대 동작 속도를 달성했다. 기존의 플랫폼과 호환되면서도 성능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새로운 기능들이 적용된 점도 눈에 띈다.

인텔 코어 i9-14900K 프로세서 / 권용만 기자
인텔 코어 i9-14900K 프로세서 / 권용만 기자

극한의 잠재력 끌어내기 위해 다듬어진 ‘랩터 레이크’

인텔에 있어 ‘14세대’는 이제 모든 최신 프로세서에 붙는 명칭이 아니게 됐다. 인텔은 이미 차세대 프로세서 제품군인 코드명 ‘메테오 레이크(Meteor Lake)’에 새로운 브랜드명 ‘코어 울트라(Core Ultra)’를 사용하기로 결정했고, 기존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 또한 세대를 앞세운 기존 브랜드 표기명을 ‘인텔 코어’ 브랜드를 앞세우는 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이제 세대 구분을 예전보다 덜 내세운다는 것이 인텔의 브랜드 전략이다.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뒤를 이을 제품은 크게 세 가지 브랜드로 나뉜다. 먼저, ‘메테오 레이크’ 기반 제품은 모바일용 P, H 시리즈 제품군 정도에 투입되고 ‘코어 울트라’ 브랜드를 사용한다. 모바일용 저전력 U 시리즈 제품군에는 기존 ‘랩터 레이크’의 리프레시 제품이 투입되고, 리브랜딩된 ‘코어’ 브랜드를 사용한다. 하지만, 데스크톱 PC용 S 시리즈와 모바일용 HX 시리즈 프로세서는 ‘랩터 레이크’ 리프레시를 사용하면서, ‘14세대’ 코어 브랜드를 사용한다.

인텔 코어 14세대 프로세서는 기존의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사용된 ‘랩터 레이크’의 개선판으로,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상품성 측면에서 변화가 있다. 이전 세대와 동일하게 최대 퍼포먼스(P)코어 8개, 에피션트(E)코어 16개로 24코어 32스레드의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사용하며, 인텔 7 공정으로 제작된다. 플랫폼은 기존 12, 13세대에서 사용하던 LGA 1700 소켓 기반과 호환돼, 14세대에 걸친 인텔 코어 프로세서 역사상 처음으로 한 플랫폼이 3개 세대를 공식 지원하게 됐다.

인텔 코어 14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 주요 특징 / 인텔
인텔 코어 14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 주요 특징 / 인텔

인텔 코어 14세대 프로세서에서 세대 교체에 따른 변화는 ‘상품성’ 부분에 집중됐다. 먼저, 전 제품군에서 이전 세대 대비 동작 속도가 조금 더 높아졌다. 특히 코어 14세대 프로세서의 최상위 모델인 ‘코어 i9-14900K’는 공식적으로 최대 동작 속도 ‘6GHz’를 제공한다. 이는 기존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도 한정판으로 선보인 ‘코어 i9-13900KS’에서 상징적으로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14세대에서는 한정판이 아니라 정규 제품군에서 달성했다는 부분이 중요하다.

코어 i9 프로세서에서 제공하는 최대 코어 구성은 이전 세대와 동일한 24코어 32스레드로, 코어 i9급 프로세서의 세대간 비교에서는 결국 동작 속도 정도가 차별화된다. 하지만 코어 14세대 i7 프로세서는 13세대 대비 E코어 4개가 더 늘어나, 이전 세대 대비 최대 20% 가까운 멀티스레드 성능 향상을 제공한다. 코어 i7 제품군만 보면, 12세대 이후 세대마다 E코어가 4개씩 늘어나면서 세대별로 큰 폭의 성능 향상을 이룬 것이 눈에 띈다. 

실제 동작 속도 설정에서도, 전체 제품군에서 이전 세대 대비 어느 정도 동작 속도가 높아졌다. 코어 14세대 i9 제품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6GHz’ 최대 동작 속도로, 이는 13세대 코어 i9-13900K의 5.8GHz 대비 0.2GHz 높아진 것이다. 그리고 14900K의 멀티 코어 최대 동작 속도도 P코어 기준 5.7GHz로, 기존 13900K의 5.5GHz보다 0.2GHz 높아졌다. 특히, 이는 13900KS의 5.6GHz보다도 0.1GHz 높다. E코어 동작 속도 또한 14세대 쪽이 0.1GHz 높다. 

전반적으로 코어 i9-14900K와 코어 i9-13900KS 모두 최대 6GHz 동작 속도지만, 세부적으로는 14900K 쪽이 모든 면에서 동작 속도가 더 높다. 이는 같은 아키텍처에 같은 제조공정이라도, 제조공정의 안정화에 힘입은 수율 향상으로 얻은 성과로도 볼 수 있겠다. 특히, 코어 i9-13900KS는 6GHz 동작 속도를 달성하기 위해 150W PBP(Processor Base Power)와 최대 320W MTP(Maximum Turbo Power)를 사용하는 약간의 무리수를 뒀지만, 코어 i9-14900K는 다시 여느 때의 253W MTP로 이를 넘어서는 수준의 기본 설정을 제공한다.

더 높은 동작 속도와 함께 오버클록킹 지원 능력도 개선됐다. / 권용만 기자
더 높은 동작 속도와 함께 오버클록킹 지원 능력도 개선됐다. / 권용만 기자

인텔의 공식 사양에는 코어 14세대 ‘K 시리즈’ 프로세서의 PBP는 125W, MTP는 253W로 기재됐지만, 실제 기본 설정은 PBP와 MTP가 동일한 설정값을 사용한다. 코어 i9-14900K의 실제 기본 설정은 PBP, MTP 모두 253W로 설정되며, 동작 속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터보 부스트 맥스 3.0’, ‘서멀 벨로시티 부스트(TVB)’, ‘어댑티브 부스트(ABT)’ 기술 등이 모두 적용된다. 이에, 코어 i9-14900K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공냉이나 3열급 수냉 쿨러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같은 ‘랩터 레이크’지만 14세대 프로세서에서는 플랫폼 차원에서 몇 가지 새로운 기능과 설정들이 적용됐다. 먼저, ‘인텔 애플리케이션 최적화(Intel Application Optimization)’는 플랫폼의 DTT(Dynamic Tuning Technology)’ 프레임워크와 ‘스레드 디렉터(Thread Director)’를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의 스레드 배분을 최적화해 성능을 올리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메인보드와 운영체제에 DTT 관련 기능이 활성화돼 있어야 하며, 현재는 선별된 일부 게임에서만 효과가 있다. 인텔은 추후 지속적으로 프로파일을 추가하면서 지원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오버클럭킹 지원 측면에서는, XTU(Extreme Tuning Utility)에 AI 기반의 자동 오버클록킹 기능 ‘인텔 AI 어시스트(AI Assist)’가 프리뷰 버전으로 제공된다. 이 기능은 XTU를 통한 자동 오버클럭킹 기술에서 프로세서와 시스템의 잠재력을 AI 모델을 기반으로 측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존의 모델보다 더 정교한 오버클럭킹을 제공한다. 이 기능은 현재 코어 i9-14900K, KS에서만 지원되며, 추후 지원 폭은 더 넓어질 예정이다. 이 외에도, 코어 14세대 프로세서에서는 코어별 서멀 스로틀링 관련 설정이 추가돼, 코어별 잠재력을 좀 더 끌어낼 수 있게 됐다.

코어 14세대 프로세서를 위한 신형 메인보드들도 상품성이 높아졌다. / 권용만 기자
코어 14세대 프로세서를 위한 신형 메인보드들도 상품성이 높아졌다. / 권용만 기자

인텔 코어 14세대 프로세서는 기존 12,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 사용되던 LGA 1700 소켓 기반 플랫폼과 호환되며, 기존 600, 700 시리즈 칩셋 기반 메인보드에서는 펌웨어 업데이트로 코어 14세대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다. 기존 플랫폼을 활용하는 만큼, 메모리 지원이나 PCIe 지원도 이전과 같다. 메모리는 DDR5-5600과 DDR4-3200을 동시 지원하고, PCIe는 5.0 x16과 스토리지를 위한 4.0 x4를 제공하고, 메인보드 칩셋과는 최대 DMI 4.0 x8로 연결된다.

기본적으로 칩셋의 변화가 없는 만큼, 코어 14세대 프로세서의 경우 저가형에서 고가형까지 메인보드 선택의 폭이 제법 넓다. 물론 저가형 메인보드에 코어 i9급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경우, 전력 공급 사양 문제로 제 성능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각 제조사에서 코어 14세대 프로세서에 최적화된 새로운 제품군을 속속 선보이고 있지만, Z790급 메인보드라면 기존 메인보드의 펌웨어 업데이트로도 코어 14세대 프로세서의 새로운 특징을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올해 선보이는 새로운 메인보드들은 ‘상품성 개선’ 측면에서 눈여겨 볼 가치가 있다. 코어 14세대 프로세서와 함께 선보인 새로운 메인보드들은 같은 칩셋을 사용하더라도, 전원부 구성이나 보드 구성, NVMe M.2 소켓 지원, 유무선 네트워크와 USB, 썬더볼트 지원 등 여러 부분에서 상품성 개선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의 신제품 메인보드들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와이파이 7’ 지원이다. 인텔은 지난 3분기 와이파이 7의 사전 인증 수준을 지원하는 BE200, BE202 모듈을 발표했는데, 2x2 스트림 구성과 160MHz 대역폭 지원으로 최대 5Gbps의 연결 성능을 제공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최신 메인보드들 중에는  와이파이 7 모듈을 탑재한 모델들도 있는데, 이는 와이파이 7을 한 발 먼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이다. 

Geekbench 5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Geekbench 5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Cinebench 2024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Cinebench 2024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성능 향상 돋보여

테스트 시스템은 인텔 코어 i9-14900K 프로세서와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Z790-E 게이밍 와이파이 2’ 메인보드를 사용했고, 이전 세대인 인텔 코어 i9-13900KS 프로세서와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Z790-F 게이밍 와이파이’ 메인보드를 사용한 시스템과 비교했다. 

두 시스템 모두 공통적으로 MSI MAG 코어리퀴드 C240 2열 수냉 쿨러, 삼성전자 DDR5-5600 32GB 메모리 두 개로 64GB 듀얼 채널 구성, 인텔 아크 A770 16GB 리미티드 에디션 그래픽카드,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30 1TB SSD를 사용했다. 운영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1 22H2 버전을 사용했다.

프로세서의 기본 연산 성능을 확인하는 ‘긱벤치 5(Geekbench 5)’ 테스트 결과에서, 코어 i9-14900K는 i9-13900KS보다 약간의 성능 우위를 보여주지만 차이가 크지는 않다. 이는 양 프로세서 간 기술적 기반이 동일하고, 동작 속도는 싱글 코어에서는 같고 멀티 코어에서는 0.1GHz 정도만 차이나기 때문이다. 물론, 비교 대상이 13900KS가 아니라 일반적인 13900K라면 동작 속도에 따라 성능 차이는 더 벌어지게 될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양 프로세서 간 성능에서 동작 속도와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은 ‘전력 제한’과 ‘쿨링’이다. 코어 i9-14900K의 기본 전력 제한 설정은 253W인데, 이 정도 수준이면 테스트 시스템 환경에서는 전력 제한에 따른 성능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비교 대상인 코어 i9-13900KS는 기본 전력 제한 설정이 320W고, 테스트 시스템의 실질적 쿨링 한계 시점은 280~300W 정도다. 양 프로세서의 성능 우위는 이러한 조건들 사이에서 워크로드 특성에 따라 다소 달라진다.

이런 미묘한 상황이 반영된 것이 시네벤치(Cinebench) 2024의 테스트 결과다. 테스트 결과에서 두 프로세서의 싱글 코어 성능은 동일한 수준이지만, 멀티 코어 성능은 전력 제한 설정이 높은 13900KS 쪽이 더 높다. 이는 비교적 장시간의 최대 부하 동작 조건에서 13900KS의 전력 제한 설정이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 가능하다.

BAPCo CrossMark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BAPCo CrossMark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Time Spy)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Time Spy)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Time Spy Extrem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Time Spy Extrem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CPU Profil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CPU Profil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다양한 PC 사용 시나리오에서의 성능을 가늠하는 BAPCo ‘크로스마크(CrossMark)’ 테스트에서는 코어 i9-14900K가 코어 i9-13900KS 대비 소폭 높은 성능을 보인다. 이는 워크로드 특성 측면에서 14900K가 전력 제한 이내에서 더 높은 동작 속도를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게이밍에서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3D마크(3DMark)’ 테스트에서도 두 프로세서의 성능은 비슷한 수준인데, 상황에 따라서는 성능 차이가 분명히 나타나는 모습을 보인다. 먼저, ‘타임 스파이(Time Spy)’와 ‘타임 스파이 익스트림(Time Spy Extreme)’에서는 오차범위 수준의 성능 차이 사이에서 오히려 13900KS 쪽의 성능이 높게 나오는 모습인데, 이는 풀로드 수준의 멀티스레드 성능에서 프로세서의 전력 제한 측면이 성능에 영향을 미친 모습으로 해석된다.

3D마크의 ‘CPU 프로파일’ 테스트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이 테스트에서 코어 i9-14900K는 8스레드까지는 13900KS보다 약간의 우위를 보이고, 16스레드에서는 비슷한 수준을, 최대 스레드에서는 다소 뒤지는 성능을 보인다. 이는 14900K의 253W 전력 제한이 16스레드에서부터 한계에 근접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전력 제한을 해제하는 경우, 14900K는 16스레드 이상에서도 전력 제한에 따른 성능 영향에서 벗어나 더 높은 동작 속도의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UL Procyon(Photo/Video Editing)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UL Procyon(Photo/Video Editing)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Shadow of the Tomb Raider(1080p Highest)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Shadow of the Tomb Raider(1080p Highest)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HITMAN: World of Assassination(1080p Ultra)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HITMAN: World of Assassination(1080p Ultra)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Forza Motorsport(1080p Custom)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Forza Motorsport(1080p Custom)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Gears 5 (1080p Ultra)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Gears 5 (1080p Ultra) 테스트 결과, 단위 ‘초당 프레임 수’,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를 활용한 작업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UL 프로시온(Procyon)의 사진, 비디오 편집 테스트에서도 코어 i9-14900K는 13900KS 대비 더 높은 동작 속도를 기반으로 성능 우위를 제공한다. 한편, 영상 편집 환경에서 최신 프리미어 프로 24 버전은 테스트 환경에 사용된 인텔 아크 그래픽카드의 하드웨어 가속 기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이전 버전 대비 성능이 제법 높아졌다.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과 함께 사용하면 ‘딥 링크(Deep Link)’ 기능을 통해 성능을 더 높일 수도 있다.

게이밍 성능에서도 프로세서 동작 속도가 높아짐에 따른 성능 향상을 기대할 만한 부분이 있다. 먼저, ‘히트맨: 월드 오브 어쌔시네이션(HITMAN: World of Assassination)’은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전체 성능에 영향을 주는 모습이지만, ‘쉐도우 오브 더 툼레이더(Shadow of the Tomb Raider)’ 게임에서는 같은 아크 770 그래픽카드에서도 프로세서에 따라 약간의 성능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기어스 5(Gears 5)’의 1080p 울트라 옵션에서는 두 프로세서의 테스트 시스템 모두 동일한 수준인 90프레임 정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테스트에 사용한 아크 770 그래픽카드의 성능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내부적인 CPU 성능 테스트에서는 14900K 쪽이 더 높은 성능을 보이며, 이는 게이밍 환경에서 좀 더 안정적인 프레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포르자 모터스포츠(Forza Motorsport)’의 테스트 결과에서도, 두 환경 모두 GPU FPS는 동일했지만 CPU 시뮬레이션 측면에서는 14900K 쪽이 조금 더 높은 성능을 보였다.

상품성 측면에서 가치 높인 인텔 코어 i9-14900K 프로세서 / 권용만 기자
상품성 측면에서 가치 높인 인텔 코어 i9-14900K 프로세서 / 권용만 기자

기존 ‘랩터 레이크’의 리프레시로 등장한 ‘14세대’ 제품의 플래그십 모델인 인텔 코어 i9-14900K는 이전 세대 대비 기술적 변화보다는 상품성 변화 측면이 두드러진다. 특히, 세대간의 비교에서 이전 세대 대비 동작 속도가 소폭 올라, 6GHz의 최대 동작 속도를 제공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물론 기존에도 스페셜 에디션 ‘코어 i9-13900KS’가 6GHz를 달성하긴 했지만, 코어 i9-14900K는 이를 뛰어넘는 동작 속도를 ‘기본 사양’으로 만들었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인텔이 공식 발표한 코어 i9-14900K의 권장 가격은 589달러(한화 약 80만원)다. 환율을 생각하면 절대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달러 기준 가격은 동결된 것이다. 전 세대에서 6GHz를 달성한 코어 i9-13900KS가 699달러(한화 약 95만원)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상품성 측면에서는 분명 세대교체의 의미가 있었다고도 평할 수 있겠다. 또한 제조 공정의 수율 향상으로, 이제는 6GHz 달성을 위해 더는 제품을 선별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됐다는 점에도 의미를 둘 만하다.

한편, 플랫폼이 12세대부터 14세대까지 호환된다는 점은 PC 애호가들에게는 다소 따분한 일로 보일 수 있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일단, 새로운 PC를 구매하려는 경우에는 메인보드와 메모리의 선택권이 지난 14년 기간 중 가장 넓은 상황이다. 기존 12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사용하던 경우에도, 14세대로의 업그레이드는 제법 큰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여러 모로, 인텔 코어 i9-14900K는 고성능을 추구하는 PC 사용자들에 즐거운 고민을 안기지 않을까 싶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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