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수스의 젠북 14 OLED는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시장에서 가장 먼저 탑재한 제품 중 하나다.

코드명 ‘메테오 레이크(Meteor Lake)’로 알려진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는 기존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해 공정과 아키텍처가 모두 크게 바뀌었다. 특히 기능과 성능이 강화된 새로운 ‘아크 그래픽’과 AI 추론을 위한 신경망처리장치(NPU) ‘AI 부스트’가 탑재돼, 이전 세대 대비 그래픽 뿐만 아니라 AI 성능까지 제법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인텔 코어 울트라 1세대 H 시리즈 프로세서는 모델에 따라 최대 6개의 퍼포먼스 코어, 8개의 에피션트 코어와 2개의 저전력 에피션트 코어 등 세 가지 코어 종류에 걸쳐 최대 16코어를 탑재했다. 코어 울트라 5와 7 사이에는 두 개의 퍼포먼스 코어와 프로세서 내장 아크 그래픽의 Xe 코어 개수에서 차이가 있다. 그리고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중 H 시리즈는 28W급 열설계 디자인(TDP)에 최적화된 제품이지만, 제품 설계에 따라 20~65W의 넓은 범위에서 제조사의 재량에 따른 사용이 가능하다. 

인텔의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NPU다.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에 탑재된 ‘인텔 AI 부스트’는 AI에 많이 활용되는 유형의 연산을 전력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AI PC’ 시대에 언제 어디서나 AI 기술을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게 돕는다. 하지만 인텔은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에서 NPU를 CPU와 GPU를 돕는 역할로 사용하고 있으며, CPU와 GPU, NPU를 모두 적절히 사용해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얇고 가벼운 디자인에서도 최대 65W 열설계전력 구성을 제공한다. / 권용만 기자
얇고 가벼운 디자인에서도 최대 65W 열설계전력 구성을 제공한다. / 권용만 기자

제품의 실질적 성능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전력 제한’ 설정은 성능, 표준, 저소음 모드 등 세 가지가 마련됐다. 이 중 ‘성능’모드는 PBP(Processor Base Power) 44W, ‘표준’ 모드는 36W, ‘저소음’ 모드는 30W 설정을 사용하며, 제한 설정 자체는 전원 연결 유무에 상관 없이 동일하다. 한편, 모든 모드에서 MTP(Maximum Turbo Power)는 64W 설정이다. 제품의 충전은 65W USB-PD를 사용하며, 사용 가능한 최대 전력량 설정은 이러한 시스템 디자인적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쿨링은 하판 흡입, 좌측 배출 설계를 사용한다.

메모리는 모델에 따라 최대 32기가바이트(GB)의 LPDDR5X 메모리를 탑재하며, 최적의 성능을 위한 듀얼 채널 메모리 구성도 기본으로 갖췄다. 스토리지는 최대 1테라바이트(TB)의 M.2 NVMe PCIe 4.0 SSD를 탑재해 충분한 용량과 쾌적한 성능을 함께 제공한다. 네트워크 연결은 무선이 기본으로, 와이파이6E 규격과 블루투스 5.3을 지원하는 미디어텍의 모듈을 사용한다. 한편, 이 제품은 구입 후 메모리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지만, SSD의 경우는 필요에 따른 교체 여지가 있다.

배터리 용량은 75와트시(Wh)로, 최대 15시간까지 지속 사용 가능하고 49분만에 60%를 충전할 수 있는 급속 충전도 갖췄다. 인텔 ‘이보(Evo)’인증의 요건에는 일상적인 수준의 부하 상황에서도 일정 성능 이상을 유지하면서 9시간의 사용 시간을 보장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또한 새로운 모델의 배터리는 기존보다 20% 늘어난 1200 사이클까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개선된 내구성과 함께, 배터리 수명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배터리 케어 모드’ 기능도 제공한다. 

PCMark 10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PCMark 10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Cinebench 2024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Cinebench 2024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테스트한 에이수스 젠북 14 OLED(UX3405) 모델은 인텔 코어 울트라 7 155H 프로세서와 16GB LPDDR5X 메모리, 512GB NVMe PCIe 4.0 SSD를 탑재한 모델이다. 운영체제는 기본 탑재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1 23H2를 사용했으며, 드라이버는 제조사 지원 최신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테스트는 일상적인 컴퓨팅 환경에서의 전반적인 성능과 함께 전력 제한과 전원 공급 여부 등에 따른 성능 변화를 확인했다.

다양한 활용 상황에서 전반적인 PC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PC마크 10(PCmark 10)’ 테스트에서 젠북 14 OLED는 제법 훌륭한 성능을 선보인다. 전원 연결시의 체감 성능이나 생산성 측면은 최신 데스크톱 PC에도 크게 밀리지 않고, 게이밍에서도 제법 높아진 내장 그래픽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전력 제한에 따른 성능 차이는 전반적으로는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생산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보인다. 또한 배터리 사용시에는 프로세서 쪽 성능이 30% 정도 떨어지는 데 비해, 그래픽 성능은 상대적으로 높은 점도 특징이다.

프로세서의 연산 성능 측면을 반영하는 ‘시네벤치 2024(Cinebench 2024)’의 테스트 결과에서는 프로세서의 전력 제한 설정에 따라 어느 정도의 분명한 성능 차이가 보인다. 또한 이 테스트에서는 의외로 배터리 사용시 성능이, 싱글 코어에서는 외부 전원 사용시보다 다소 밀리지만 멀티 코어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이는 젠북 14 OLED 제품이 싱글 코어 반응성 측면을 타협해서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설정을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부분이다.

3DMark (Time Spy / Time Spy Extrem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 (Time Spy / Time Spy Extrem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 (CPU Profil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3DMark (CPU Profile)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UL Procyon (AI Inference - Intel OpenVINO)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UL Procyon (AI Inference - Intel OpenVINO) 테스트 결과, 높을수록 좋다. / 권용만 기자

게이밍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3D마크(3DMark)’ 성능은 이전 세대보다 크게 올랐고, 시장의 경쟁 제품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전체 점수에서는 전력 설정에 따라 어느 정도의 차이가 보이는데, 그래픽 성능에서는 외부 전원 연결 여부에 따른 성능 차이가 그리 나타나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다. 물론, CPU 성능만을 확인하는 3D마크의 CPU 테스트에서는 여타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일정 수준 성능 차이가 나타난다.

다양한 환경에서 AI 모델의 실행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UL 프로시온(Procyon)’의 ‘AI 추론’ 테스트에서는 AI 워크로드 처리를 위한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의 활용 전략 측면을 확인할 수 있다. 인텔의 ‘오픈비노(OpenVINO)’ 기반 환경을 사용한 테스트 결과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내는 처리 장치는 프로세서 내장 GPU ‘아크 그래픽’이고, NPU ‘AI 부스트’는 CPU보다는 확실히 성능이 높지만 GPU에는 성능이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이 NPU의 장점은 ‘저전력’과 성능의 ‘일관성’이다. CPU나 GPU와 달리 NPU의 성능은 시스템의 전력 제한 변화에도 그리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에 인텔 또한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에서 NPU를 GPU 부담을 덜어주는 가속기 형태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경우 비슷한 성능에서 소비전력이 높은 CPU와 GPU 부담을 덜어 배터리 사용 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NPU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더 넓어질 필요도 있겠다.

한편,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기반 노트북은 제조사의 설계에 따라 그 성능 차이가 제법 크게 나기도 한다. 인텔의 레퍼런스 모델이었던 에이서의 ‘스위프트 고 14(SFG14-72)’ 모델과 비교하면 젠북 14 OLED 쪽의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이는 제품 설계에 따른 전력 제한 설정 차이에 의한 결과다. 에이서 ‘스위프트 고 14’는 시스템 디자인에서 젠북 14 OLED 대비 한 단계 높은 최대 65W PBP, 80W MTP 설정을 사용한 만큼, 같은 프로세서를 사용했더라도 설계에 따른 성능 차이도 특징이다.

만족감 높을 프리미엄 급 구성을 알뜰하게 갖춘 ‘젠북 14 OLED’ / 권용만 기자
만족감 높을 프리미엄 급 구성을 알뜰하게 갖춘 ‘젠북 14 OLED’ / 권용만 기자

에이수스의 ‘젠북 14 OLED(UX3405)’ 모델은 전반적으로 흠잡을 곳 없이 잘 다듬어진 프리미엄 노트북이다. 깔끔하면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갖춘 외관에 훌륭한 3K OLED 디스플레이, 만족감 높은 키보드와 터치패드, 준수한 성능과 꼼꼼한 마감 등 프리미엄 급 노트북에 기대할 만한 모든 부분을 만족스럽게 갖췄다. 특히, 이전 세대에서는 조금 아쉽던 무게와 두께 측면에서도 이번 세대에서는 충분히 ‘프리미엄’ 수준에 이른 점이 인상적이다. 

현재 이 제품은 사양에 따라 120만 중반에서 140만 중반대의 가격에 선보이고 있는데, 이 가격대에서는 가장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제품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특히 훌륭한 제품 구성과 함께, 에이수스의 최신 제품에 기본 제공되는 소비자 과실까지 지원하는 ‘퍼펙트 워런티’,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1개월 구독권 등의 혜택은 이 노트북의 만족감을 더 높여줄 부분으로 기대된다. 

한편, ‘젠북 14 OLED(UX3405)’는 현재 기준으로 봐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조금 앞을 살펴보면 좀 더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펼쳐질 ‘AI PC’의 시대를 여는 제품으로 등장한 ‘젠북 14 OLED’는 향후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의 NPU 활용이 확장될 수록, 이전 세대 프로세서와 플랫폼 대비 가치 측면에서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새로운 시대를 미리 보는 새 노트북 PC를 찾는다면, 이 ‘젠북 14 OLED’는 모든 면에서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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