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은 집에서도 영화관처럼 즐길 수 있는 진정한 홈시어터 환경을 꿈꿔봤을 것이다. 그래서 프로젝터 구매를 고민하게 되지만 결국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대형 TV를 구매하는 정도로 타협하고 만다.
현실의 벽은 무엇인가. 넓은 화면을 투사할 수 있는 공간과 별도의 스크린 등이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벽은 프로젝터 그 자체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프로젝트 설치 환경의 제약과 투사 밝기의 한계 등이다.
물론 이러한 한계도 최근에는 초단초점 방식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초단초점 방식은 초점 거리가 짧아 벽(화면이 투사되는) 가까이에 놓고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넓은 화면을 구현하거나 선명한 화질을 제공할 때 생기는 약점도 있다.
엡손 초단초점 프로젝터 ‘EH-LS800W’은 이러한 약점을 해소한 제품이다. 벽에 붙여놓고도 사용할 수 있고 프로젝터의 태생적 한계인 화면 밝기도 크게 개선했다.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프로젝터 구매 시 고려해야 하는 BCD(밝기·명암비·디테일)로, 이번 제품은 BCD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밝기·명암비·디테일 삼박자로 결정되는 화질
프로젝터의 최대 약점은 밝기와 명암비다. 빛을 스크린이나 벽에 투사하는 구조상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한계점이기도 하다. 물론 밝기를 높이면서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이번 제품의 경우 ‘4000루멘(lm)’ 밝기를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터 밝기는 ‘백색밝기’와 ‘컬러밝기’로 구분되며, 백색 밝기는 방식에 따라 루멘, 안시루멘, LED루멘 등으로 표기한다. 이중 안시루멘 표준은 2005년부터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있다. 엡손은 ISO21118 기준으로 측정된 밝기를 제품에 표기하고 있으며 컬러 밝기(CLO: Color Light Output)는 IDMS(정보 표준 평가법) 15.4 로 측정된 국제 표준을 따르고 있다.
따라서 프로젝터 구매 시 ‘LED루멘’ 또는 ‘램프밝기’ 라고 표시돼 있다면 각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수치는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과학 기준이 아닌 광원의 측정값으로, 실제 스크린에 표출되는 이미지 값은 아니기 때문이다.
EH-LS800W의 명암비는 250만 : 1로, 100만 ~ 200만 수준의 일반 프로젝터와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4000루멘 밝기와 250만 : 1의 명암비를 통해 피사체를 더 선명하고 깊이 있게 보여준다.
프로젝터의 화질은 밝기와 명암비 그리고 디테일을 통해 결정된다. 이번 EH-LS800W는 엡손의 ‘3LCD’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 프로젝터는 1-Chip DLP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방식의 경우 빨강, 초록, 파랑을 순차적으로 하나의 DLP 칩에 투사하는 방식이다. 반면 3LCD는 프리즘과 3개의 개별 LCD칩이 있어 빨강,초록, 파랑 세 개의 빛을 동시에 혼합해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게 된다.
이러한 기술 구조의 차이 때문에 1-Chip DLP 대비 3배 넓은 색상 영역을 보여준다. 또한 3LCD는 1-Chip DLP 방식에서 나타나는 레인보우 현상(빠른 움직임으로 인해 흰 선이 순간적으로 빨강, 초록, 파란색 줄무늬로 보여지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실제 EH-LS800W에서 영화를 재생했을 때 영상에 담긴 다양한 색상들을 최대한으로 구현하면서 쨍하고 선명한 화질을 보여줬고, 피사체의 윤곽선도 뭉개지지 않아 한층 높은 입체감을 보여줬다.
100인치 구현에 필요한 길이 ‘단 9.8cm’
초단초점 프로젝터라 하더라도 벽과 어느정도 떨어져 있어야 큰 화면을 비출 수 있다. 보통 30cm 정도 간격을 두는데, EH-LS800W의 경우 9.8cm 거리에서 100인치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벽과 거의 닿는 거리(2.3cm)에서도 80인치 화면 크기를 구현하며, 28.5cm 거리에서는 150인치 화면을 구현해낸다.
거치대 위에 놓기만 하면 설치 완료
EH-LS800W는 복잡한 설치 과정이 없다. 투사할 벽면이나 스크린 아래 두고 전원을 연결한 후 화면을 보면서 어느정도(특히 화면 아래 수평선) 수평을 맞추면 우선 기본적인 설치는 끝난다. 이 때는 프로젝터를 좌우 또는 바닥에 있는 앞뒤 조정 다리를 통해 영상 높이, 수평, 왜곡 현상 등을 조정한다.
다음으로 화면 설정에서 화면의 4개 모서리를 리모컨으로 조정해 직사각형을 만들면 된다. 이 정도 조정만 거쳐도 충분히 사용 가능하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화면 왜곡 등 정밀한 보정도 가능하다. 먼저 스크린에서 스마트폰이 인식할 수 있는 화면을 띄운 다음 엡손 앱을 통해 스크린을 촬영하면 자동으로 화면 조정이 된다.
특히 프로젝터를 앞뒤로 이동하지 않고도 어느정도 화면 크기 조정이 가능하다. 앞서 화면 조정 시 4개 모서리를 조정할 수도 있지만 리모컨의 ‘유연한 이미지’ 버튼으로 이미지 크기를 30% 축소할 수 있다.
초단초점 프로젝터의 특성 상 화면이 커질 수록 상단 초점이 안 맞게 되는데 이는 제품 측면에 있는 초점 레버로 조정 가능하다. 이렇게 기본적인 세팅이 완료되면 화면 밝기, 색 조정(색 온도, 컬러 모드, 명암비 등) 및 사운드 등을 설정하면 된다.
소리의 명가 ‘야마하 사운드’ 탑재
EH-LS800W의 또 다른 장점은 사운드로, 야마하 스피커를 탑재하고 있다. 제품 전면에 배치된 2.1채널 위성스피커 2개와 우퍼 1개는 총 20W의 사운드 출력을 제공한다. 이번 제품의 사운드 시스템에는 야마하의 FR-Port 기술, DSP 기술, 오디오엔진이 적용돼 있어 몰입도 높은 사운드를 제공한다.
실제 영화 감상 시 저음과 고음이 균형 잡힌 소리를 들려주며 특히 소리의 선명도가 높아 현장감이 충분히 느껴졌다. 이번 제품은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사운드바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영상 시청을 하지 않을 때도 홈사운드 시스템으로 즐길 수 있다.
안드로이드TV, 유튜브·OTT 시청 가능
EH-LS800W는 ‘안드로이드TV’를 통해 유튜브는 물론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티빙 등의 OT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넷플릭스는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셋톱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크롬캐스트 기능을 통해서는 스마트 기기에서 프로젝터로 사진, 영상, 음악을 손쉽게 전송할 수 있다.
총평
이번 EH-LS800W는 프로젝터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제품이다. 밝기, 명암비, 디테일에서 TV 못지 않은 색의 선명도와 디테일을 충분히 보여줬다. 설치하는 데 있어서도 기존 환경적 제약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인테리어 효과를 고려한 디자인도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심플하며 특히 전면에 패브릭 소재의 디자인을 적용해 거실, 방 등 어느 공간에서나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설계된 점이 인상적이다.
EH-LS800W라면 집에서도 영화관처럼 즐길 수 있는 진정한 홈시어터 환경을 만들기에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