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회 연속 3.5%로 묶고 긴축 기조를 유지했다. 한은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를 살펴보며 인하 시기를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다. / 사진=한국은행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다. /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3.5%에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2월부터 12회 연속 금리를 묶었다. 금통위는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12회 연속 금리를 묶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와 함께 성장·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물가안정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지난 4월 이후 석 달 연속 낮아졌다. 다만 높은 환율이 지속되고 공공요금 인상, 원자재 가격 인상등이 기다리고 있어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0%로 낮아졌다. 앞으로도 국내 물가상승률은 완만한 소비 회복세, 지난해 급등한 국제유가·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부담 요소로 꼽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6조원 증가한 1115조 5000억원이다. 주택담보대출은 6조 3000억원 늘며 지난해 8월(7조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금통위는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주택가격은 지방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수도권에서는 상승폭이 확대됐다”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리스크는 잠재해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9일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물가 하락세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더 나와야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도 점차 회복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금년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2.5%)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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