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물가 안정의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밑돌다가 연말로 갈수록 2%안팎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등으로 유가 불확실성, 대내외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본관과 신축 통합별관. /IT조선
한국은행 본관과 신축 통합별관. /IT조선

한은은 2일 오전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5(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1.6% 올랐다. 2021년 3월 이후 1%대 상승률은 3년 6개월 만이다.

김웅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낮아졌으며 근원물가 상승률은 2%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물가안정의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은 국제유가의 큰 폭 하락 등 대부분 공급측 요인에 기인한다”며 “물가 상승률은 연말로 갈수록 기저효과 등이 작용하면서 2% 내외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동사태 전개 양상에 따른 유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은 물가 점검 회의에 앞서 ‘시장상황 점검회의’도 열었다. 한은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유상대 부총재는 “이란의 공격 수위가 제한적인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향후 이스라엘 대응 여부 및 강도 등에 따라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될 수 있다”며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국외사무소 등과 연계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통해 향후 중동 사태의 진행양상과 국내외 금융‧경제에 미치는 다양한 파급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태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 국채금리와 주가가 하락하고 미 달러화와 국제유가는 강세를 나타냈다. 미 국채(10년), 독일 국채 (10년), 영국 국채 (10년)는 각각 0.05%포인트, 0.09%포인트, 0.06%포인트 하락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