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와 스마트폰 다음은 ‘퍼스널 에이전트’ 시대일 것이다. 우리의 일상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퍼스널 에이전트는 사람의 두 번째 몸 같은 존재이자 개인의 ‘디지털 트윈’까지 이어질 것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엔비디아 AI 서밋 일본 2024’ 행사에서 마련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대담에서 앞으로의 AI 시대에 대한 예측에 대해 이와 같이 제시했다.
일본 도쿄에서 13일(현지시각) 열린 ‘엔비디아 AI 서밋 일본 2024’ 행사 기조연설의 마지막 순서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과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대담이 펼쳐졌다. 이 자리에서 손정의 회장은 앞으로 기대되는 방향성으로 ‘퍼스널 AI 에이전트’를 꼽았다. 앞으로의 AI 시대는 지금까지의 격차를 한 번에 역전할 ‘리셋’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도 기대했다.
손정의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의 여정을 돌아봤을 때, 앞으로의 AI 시대는 큰 변화를 기대한다. 이전보다 1000배는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일본 기업들은 물리적인 뭔가를 잘 만드는 것이 진정한 가치라 생각하고 소프트웨어는 가상, 허상이라 생각했다. 이런 가운데 젊은 세대들은 시대의 변화에 큰 충격을 받고 위축돼 있다"며 "다시 새로운 열정을 만들어야 한다. 로보틱스에 AI 접목 등이 도전을 위한 시작점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CEO는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AI 시대에는 데이터가 중요하고 각 분야별 전문성이 중요하다. 일본은 고도의 분야별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축적한 데이터와 전문성은 AI와 인텔리전스로 연결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손정의 회장은 “지금까지의 격차에 ‘리셋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시기다. 타국의 경우 지나친 보호나 규제가 적용되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반해 일본은 상대적으로 덜 소극적인 모습이다. 운좋게도 이러한 상황은 일본이 지금까지의 격차를 따라잡을 ‘리셋’의 좋은 시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한 ‘AI 슈퍼컴퓨터’ 구축과 지원에 대해서 손정의 회장은 “인프라가 없으면 AI를 만들 수 없다. 이것이 소프트뱅크가 ‘AI 그리드’ 구축에 나서는 이유다”라며 “수많은 스타트업들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만들었다. 이를 스타트업들이 부담없이 쓸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많은 새 모델이나 애플리케이션이 시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젠슨 황 CEO도 이 기회에 기부 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향후 일본의 AI 시장에 대한 전망에 대해 손정의 회장은 “AI 로보틱스나 메디컬 솔루션을 기대하고 있다. 메디컬 AGI(범용인공지능)는 확실히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일본의 생활에 맞춘 인텔리전스를 갖춘 에이전트도 기대된다. PC와 스마트폰 다음은 ‘퍼스널 에이전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의 일상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퍼스널 에이전트는 사람의 두 번째 몸 같은 존재이자 개인의 ‘디지털 트윈’까지도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버린 AI’에 대해서도 젠슨 황 CEO는 “각 국가별로 데이터에는 지식과 문화, 인텔리전스 등이 포함돼 있고 국가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 모든 국가가 이를 분석하고 AI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외주에 맡겨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손정의 회장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국가별로 소버린 데이터센터를 갖추고 각 국가들이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중요 데이터를 직접 다뤄야 한다. 이에 각 국가별로 데이터 규제와 보안에 대한 정책 등을 갖춰야 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한편, 젠슨 황 CEO는 손정의 회장을 소개하면서 “PC 시대부터 인터넷, 클라우드와 모바일, AI 시대에 이르기까지 모두 거치면서 언제나 혁신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며 “엔비디아의 최대 주주이던 시절도 있었다”고 말했다.
손정의 회장은 “세 번 정도 투자 기회가 있었다. 마지막 제안은 대략 10년 전이었다”고 밝혔다. 젠슨 황 CEO는 이에 대해 “손정의 회장이 대략 10년 전 시장이 엔비디아의 가치를 잘 모르고 있다며 엔비디아 인수 의향을 밝힌 바 있다. 그 때 투자 받을 걸 아깝게 됐다”고 했지만 “이제는 각자 시장에서 의미있는 가치를 만들었고 중요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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