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번 계엄 사태로 금융시장에 충격이 있었지만 현재 안정화됐다고 평가하면서 새로운 충격이 없다면 계엄 사태 이전 모습을 회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계엄선포로 인해 환율이 급등하고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등 단기적인 영향을 받았다”면서도 “계엄이 6시간 만에 해제되고 정부 차원에서 유동성 공급 대책 등의 안전장치가 마련되면서 현재는 시장이 안정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충격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금융시장이 계엄 이전의 정상상태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환율과 관련해 “계엄 사태가 당연히 부정적 뉴스이기 때문에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410원으로 약간 오른 상태지만, 이후 새 쇼크(충격)가 없다면 천천히 다시 내려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사태가 국가신인도에 미칠 영향은 적다고 봤다. 이 총재는 “국내에선 국내 정치 상황을 계속 봐 왔기 때문에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짐작이라도 하는데 해외에선 정말 쇼크가 온 것이라 제 전화기, 이메일로 정말 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질문이 왔다”며 “다행스러운 것은 계엄이 6시간 만에 해제됐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한국의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주요국처럼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문제나 재정 등 관련 정책 방향 차이로 정부가 붕괴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순수하게 정치적 이유에 따른 것”이라며 “이처럼 경제 펀더멘털, 경제 성장 모멘트가 있고, 이것들이 정치적 이유하고 분리돼있는 만큼 신인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신인도 문제도 S&P에서 단기적으로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새로운 충격이 없다면 국가신인도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향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나 기준금리 결정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계엄이 단기적으로 해결이 됐기 때문에 현상황에서는 지난달 발표한 경제전망경로를 바꿀 필요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선제적인 금리 인하를 한다고 하면 경제 전망이 바뀌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새로운 정보가 없기 때문에 경제 전망을 바꿀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 경제전망을 바꿀수 있는 것은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우리 수출 및 주요국과의 경쟁관계 등이 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의 탄핵정국과 비교해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영향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이 총재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두차례 탄핵 당시 상황을 보면 단기적으로 경제에 영향은 있을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경제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