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남은 11개월이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3대 강국(AI G3)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를 가를 골든타임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AI 기본법을 제정했고 법 시행을 11개월 남겨두고 있습니다. 시행은 EU AI법보다 빠른 세계 최초입니다. 이 11개월 동안 어떻게 한국형 AI 모범답안을 구체화하는지가 AI G3 도약을 판가름할 것입니다.”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현안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경진 교수, 박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 이상학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부회장,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 뉴스1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현안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경진 교수, 박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 이상학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부회장,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 뉴스1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2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공지능 관련 현안보고 및 공청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올해가 AI G3 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는 데에는 장준영 변호사뿐 아니라 이날 참석한 공청회 진술인 모두가 입을 모았다.

공청회 진술인으로 참여한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 이상학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부회장,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강도현 2차관,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 장준영 변호사는 모두 올해를 놓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특히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고 당부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국가 AI컴퓨팅 센터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8000장을 확보한다고 발표한 건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지만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AI 스타트업 ‘xAI’는 AI 모델 ‘그록3’를 발표하면서 GPU 20만장을 확보해 학습에 사용했다고 발표했다”며 “이렇게 자원 투입 차이가 큰 상황을 극복하고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거대언어모델(월드 베스트 LLM)을 만들려면 글로벌 경쟁의 축을 이해하고 데이터와 기술 경쟁 최전선에 있는 기업에 선택과 집중하는 현명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민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배경훈 원장에게 ‘선택과 집중’의 기준을 묻자 배 원장은 “기업 현장에 필요한 정도 수준의 AI 모델을 만들건지 정말 월드 베스트 LLM을 만들건지 목적에 따라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나라 자원 투자가 부족한 현실 속에서 월드 베스트 LLM을 만들려면 우선 몇 가지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하방으로 확산하는 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답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부족한 자원을 어떻게 확보할 예정인지와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한 질의를 계속했지만 답변은 계속 비슷했다. 지원이 부족하고 확보된 자원이 별로 없으며 글로벌 경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식이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미국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AI 산업에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며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700조원 규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가동했다”며 “미국뿐 아니라 유럽 프랑스와 독일도 대대적 투자를 통해 자국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우리 정부도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8000장을 2026년까지 확보하고 그중 1만장을 올해 안에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미국 빅테크 기업이 각각 몇십만장의 GPU를 보유한 것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부족한 수준이다”라고 덧붙였다.

황정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여야 의원이 함께 개최한 공동 포럼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미국, 중국은 조단위로 투자하는데 우리나라는 2000억원도 안되고 과제별로 나누면 수십억원 수준이라 그래서는 될 일이 아니라고 한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물량공세와 동시에 속도전이 필요한 범국가적인, 전격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공청회 내내 업계와 같은 취지의 답변을 계속했다. 정부, 국회, 산업계가 모두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는 셈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AI 기술패권경쟁에) 속도전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기본적으로는 국가 재정에 한계가 있지만 과감할수록 좋은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