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한 번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자국 중심주의 관세 정책에 안전자산에 돈이 몰리면서 국내 증시를 비롯한 모든 위험자산들이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2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88.97포인트(3.39%) 하락한 2532.78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3% 넘게 하락한 743.96이다. 코스피는 지난 10일 기록한 2521.27 이후 14거래일 만에 최저점이다. 

외국인이 1조5500억원, 기관이 620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삼성전자(-3.21%), SK하이닉스(-4.52%), LG에너지솔루션(-4.99%) 등 시가총액 상위권 주식 대부분이 흘러 내렸다. 

코인 시장도 얼어붙긴 마찬가지다. 오후 5시 기준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5.8% 하락한 1억17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1억2000만원 선이 깨진 것은 지난해 11월 10일 이후 3개월 만이다. 

가상자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6.20% 내린 8만87.8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00여일 만에 8만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원화값도 떨어졌다. 개장부터 1450원대로 올라선 환율은 계속해서 상승 폭을 확대해가더니, 정오가 되기 전에 1462.1원을 터치했다. 환율이 1460원대로 오른 것은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4일(1466.4원)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간밤 캐나다와 멕시코에게 오는 3월 4일부터 관세가 발효될 것이라고 했다. 당초 4월에서 한 달 가량 당겨진 것이다. 또 이미 10% 관세를 부과한 중국에게 관세를 추가로 10%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유럽연합(EU)에 대해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엄포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 경제 지표들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물가는 높은 와중에 경기가 침체할 것이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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