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 주식투자’ 시대가 열렸다.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4일 첫 거래를 시작했다. 한국거래소(KRX)가 독점하던 주식 거래 시장이 두 개로 나뉜 것. 첫날 202억원이 거래됐고, 상장 종목수 기준으로 KRX 대비 3분의 1수준의 거래량을 보여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복수 거래소 체제를 처음 도입한 만큼 주식매매 거래 체결 방식에 유의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수수료 인하 등 투자자 편의도 적지 않다. 넥스트레이드 거래 관련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 넥스트레이드 주식 거래 시간은?
투자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넥스트레이드에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프리마켓 오전 8시~8시 50분 ▲메인마켓 오전 9시~오후 3시 20분 ▲애프터마켓 오후 3시 30분~8시 세 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기존 한국거래소 운영 시간(오전 9시~오후 3시 30분)과 비교해 개장 전 50분, 폐장 후 4시간 30분 추가로 거래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시가·종가를 정확히 산출하고 시세조종을 방지하기 위해 메인마켓 개시 전 10분(오전 8시 50분~9시), 메인마켓 종료 후 10분간(오후 3시 20~30분)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는 중단된다.
― 넥스트레이드 주문은 어떻게 하나?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하기 위해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는 없다. 기존 주식 거래를 하는 것과 같이 증권사 앱을 접속해 원하는 종목을 거래하면 된다. 주문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투자자가 직접 한국거래소 또는 넥스트레이드를 지정해 주문을 넣을 수 있는 첫 번째다. 별도로 지정하지 않으면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이 적용된다. SOR은 증권사가 ▲가격 ▲비용 ▲체결 가능성 ▲거래량 등을 고려해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배분해 주는 방식이다.
― 넥스트레이드 참여 증권사는?
넥스트레이드 거래에 참여하는 증권사는 총 28개다. 이 가운데 14곳(교보증권·대신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LS증권·유안타증권·KB증권·키움증권·토스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현대차증권)은 프리마켓·메인마켓·애프터마켓 모두 참여한다.
나머지 14곳(다올투자증권·DB금융투자·BNK투자증권·메리츠증권·부국증권·신영증권·신한투자증권·IBK투자증권·iM증권·SK증권·유진투자증권·카카오페이증권·케이프증권·한양증권)은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 먼저 참여한 후 추후 메인마켓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 28곳의 위탁거래 점유율은 지난해 거래대금 기준 약 87%다. 우리투자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출시 후 프리마켓·애프터마켓에 일단 참여하고 9월 메인마켓에 합류할 예정이다. DS증권·상상인증권은 넥스트레이드 참여를 검토 중이다.
― 주문 방식은 무엇이 다른가?
투자자는 기존처럼 시장가와 일반·최우선·최유리 지정가로 호가를 내 거래할 수 있다. 여기에 넥스트레이드 출범을 계기로 새로운 주문 유형도 생겼다. ‘중간가 호가’가 대표적이다.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가격으로 주문을 접수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롯데쇼핑의 매수·매도 호가 중 가장 비싼 6만3000원과 가장 싼 6만2000원의 중간값인 6만2500원이 적정 가격으로 책정된다. 사전에 설정한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로 주문이 이뤄지는 ‘스톱지정가 호가’도 있다.
― 거래 수수료는 그대로인가?
낮아졌다. 넥스트레이드는 증권사를 상대로 메이커(시장 가격이 아닌 지정가 주문) 거래에 0.00134%를, 테이커(시장 가격 주문) 거래에 0.00182%를 부과한다. 이는 모든 거래에 0.0023%를 부과했던 한국거래소보다 20~40% 낮다. 이로 인해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는 넥스트레이드 출범을 맞아 수수료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식거래 수수료를 오프라인 0.490%에서 0.486%로, 온라인 0.140%에서 0.136%로 낮췄다. 키움증권도 홈트레이딩시스템(HTS)·MTS 거래 시 수수료 0.0145%를 적용한다. 토스증권도 넥스트레이드 거래 수수료를 0.014%로 내렸다.
-― 넥스트레이드 거래 종목은?
투자자는 출범 2주차까지 10개 종목을 거래할 수 있다. 해당 종목은 코스피의 롯데쇼핑·제일기획·코오롱인더·LG유플러스·에쓰오일, 코스닥의 골프존·동국제약·에스에프에이·와이지엔터테인먼트·컴투스다.
이후 단계적으로 종목 수를 확대해 2분기까지 총 800개로 늘릴 방침이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출범 4주차인 24일부터 거래할 수 있다. 신규 종목은 코스피200·코스닥150에 포함된 종목 중 시가총액·거래대금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선정한다.
― 가격이 2개이면 투자자들이 혼란스럽지 않은가?
하나의 주식이 2곳에서 거래되는 만큼 2개의 가격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매매체결 정보를 매 순간 공개하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거래소의 가격으로 시장가격이 수렴하게 된다. 두 거래소의 가격 차이를 감안한 차익거래가 이뤄진다면 각 시장의 가격은 빠른 속도로 하나의 가격으로 수렴할 것이란 설명이다.
― 투자자 유의사항은?
한국거래소 폐장 후 주요 공시 등으로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 시간에 주가가 급변동할 수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넥스트레이드 가격 변동폭은 ±30%다. 주가 기준은 전날 한국거래소 종가(오후 3시 30분)다. 특정 종목의 거래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관리종목, 투자경고·위험, 단기과열, 투자주의환기 등 시장조치 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매매가 정지될 수도 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