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가 힘찬 첫걸음을 내디뎠다. 개장 첫날 202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한국거래소(KRX) 같은 종목 거래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만 155억원이 들어왔다.
뜨거운 열기에 증권사 경쟁도 치열하다. 수수료 인하 등 혜택을 내놓으며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NXT 출범이 증시 활성화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NXT에 따르면 NXT 거래 종목 10곳의 전날 거래대금은 총 202억474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KRX에서 해당 종목이 기록한 거래대금(688억8193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시장별로 보면 메인마켓(오전 10시~오후 3시 20분)에서 88억3244만원, 애프터마켓(오후 3시 40분~8시)에서 113억7230억원의 거래대금이 각각 들어왔다. 거래량은 메인마켓 21만3983주, 애프터마켓 22만907주였다. KRX 폐장 후 열리는 애프터마켓 거래 수요가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종목별로 보면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거래대금이 155억2783만원으로 제일 많았다. KRX 정규장에서 거래대금(324억924만원)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이어 코오롱인더가 13억5753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LG유플러스 8억4181만원, S-Oil 8억1595만원, 에스에프에이 3억5066만원, 동국제약 3억3757만원, 컴투스 3억2114만원, 롯데쇼핑 3억1675만원, 제일기획 2억848만원, 골프존 1억2700만원 순이었다.
주가는 대부분 하락했다. 기준가(직전 거래일 종가)인 지난달 28일과 비교해 메인마켓은 0.46%, 애프터마켓은 0.39% 하락했다. 종목별로 보면 와이지엔터테인먼트(3.49%)·코오롱인더(2.1%)·동국제약(0.9%)·컴투스(1.78%)는 상승했고 LG유플러스(-0.19%)·S-Oil(-1.58%)·에스에프에이(-1.52%)·롯데쇼핑(-0.79%)·제일기획(-0.56%)·골프존(-1.35%)은 하락했다.
4일 KRX 종가와 비교해서는 0.27% 상승했다. 종목별로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1%)·코오롱인더(-1.02%)·에스에프에이(-0.26%) 3곳은 내렸고 LG유플러스(0.57%)·S-Oil(0.54%)·동국제약(0.97%)·롯데쇼핑(0.16%)·제일기획(0.45%)은 상승했다. 컴투스·골즈폰은 주가가 변동 없었다.
높은 관심에 증권사 고객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미래에셋증권은 4일부터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를 오프라인 기준 0.490%에서 0.486%로, 온라인은 0.140%에서 0.136%로 낮췄다. 키움증권도 NXT를 통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국내 주식을 거래하면 매매 수수료 0.0145%를 적용하기로 했다. 토스증권은 거래수수료를 0.014%로 내리고 KB증권은 수수료 한시적 면제 조치에 따라 위탁 수수료율(0.0022763%) 인하를 반영했다.
MTS 개편 작업도 적극적이다. 한화투자증권은 거래소별로 관심 종목을 구분해 관리할 수 있도록 MTS 화면을 구성했다. ▲KRX ▲NXT ▲통합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거래소별로 보유종목과 최근 조회한 종목을 나눠 볼 수 있는 식이다. SK증권도 2개였던 자사 MTS를 ‘주파수’ 1개로 통합하고 MTS 화면을 개편했다. KRX, NXT로 나눠서 종목을 검색하고 거래소 전환버튼을 추가해 KRX, NXT 중 거래소를 선택해 시세조회 및 주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증권가는 NXT 출범이 주식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RX 체결 수수료 대비 낮은 수수료, 신규 호가 유형 등으로 투자자·증권사 모두에게 거래비용 절감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거래비용 절감을 통한 증권거래 활성화가 기대되는 반면 애프터마켓에서의 내부자거래·선행매매 등의 위험이 상존할 것이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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