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가 최근 미국에 1000억달러(146조원)를 투자하기로 한 데 대해 대만 내 TSMC의 미국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폭스콘의 전략 담당 부사장을 지낸 린웨이즈 즈푸 산업트렌드 연구소 집행 부사장은 TSMC의 분할을 통한 미국 내 독립 회사가 될 가능성을 주장했다.
앞서 웨이저자 TSMC 회장은 3월 3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미국에 10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린 부사장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사실상 확정되고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TSMC에 대한 압박을 통한 분할 시나리오가 있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반독점 조사’ 카드 활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린 부사장은 TSMC 주식의 72%를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가 TSMC의 정부 보유분을 민간에 매각하도록 요구하고 매각한 해당 주식을 구매한 미국인 주주 주도의 TSMC 이사회 구성 방법도 있다고 언급했다.
TSMC의 주식 보유 비중은 2024년 4월 기준 정부 기구 6.68%, 금융기관 4.61%, 기타 법인 4.48%, 외국 기구 및 외국인 72.06%, 개인 12.17%다.
대만 제1야당 국민당의 거물로 꼽히는 롄잔 명예주석의 아들 롄성원 국민당 부주석(부대표) 역시 미국이 TSMC를 ‘ASMC’로 바꾸려 한다고 주장했다. ASMC는 기존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대만 반도체 제조사)의 줄임말로 쓰는 TSMC의 첫 글자 ‘T’를 미국을 뜻하는 아메리카(America)의 ‘A’로 바꾼 이름이다.
롄성원 부주석은 ASMC로 바뀌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스핀오프’(Spin-Off, 기업분할)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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