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애플에 모든 브랜드 기기가 호환될 수 있도록 ‘아이폰 생태계’를 개방하라고 명령했다. 애플의 iOS 운영 체제가 타사 스마트폰·스마트워치·헤드폰 등 기기에도 호환되도록 제공하라는 얘기다.
EU 집행위원회는 19일(현지시각) 애플에 디지털시장법(DMA) 준수를 위해 아이폰, 아이패드가 다른 브랜드의 스마트워치·헤드폰·TV 등과 호환될 수 있도록 '상호운용성'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집행위는 "상호운용성 개선을 통해 개발자들에게는 더 개방적인 환경이 제공되며, 유럽 소비자들에게는 더 많은 선택권이 제공되고 혁신적 제품·서비스 출시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성명을 내고 "집행위 결정은 우리를 불필요한 규제에 얽매이게 만든다"며 "우리가 개발한 새 기능을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경쟁사에 공짜로 넘겨주도록 강요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DMA 위반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EU 집행위는 "구글 검색엔진은 경쟁사 서비스보다 알파벳 자체 서비스를 먼저 드러낸다"며 "이는 '서비스를 투명하고 공정하며 차별 없이 취급해야 한다'는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대 플랫폼인 구글이 쇼핑, 호텔, 여행 등 분야를 검색할 때 자사 관련 서비스를 우선 제시함으로써 DMA를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구글 앱스토어인 '구글플레이'는 앱 개발자가 구글 이외의 옵션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고 보며 법 위반이라고 해석했다.
EU 집행위는 애플과 구글의 시정을 유도할 방침이다. 애플과 구글이 향후 집행위 지시를 이행하지 않으면 위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DMA 위반 결정이 확정된 기업에는 세계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반복 위반으로 판단되면 20%까지 부과가 가능하다.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고자 7개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 키퍼'로 지정, 특별 규제하는 법이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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