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일주일 앞두고 유력 컨소시엄의 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이끄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만 완주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자본력을 바탕에 둔 ‘자신감’이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이 오는 25일~26일 이뤄진다. /DALLE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이 오는 25일~26일 이뤄진다. /DALLE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은행이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지난 19일에는 OK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OK저축은행이 합류했다. 예비인가 신청을 앞두고 금융·비금융사 컨소시엄 합류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소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금융사는 6곳이다.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인 컨소시엄 중 최다 규모다.

이달 10일엔 농협은행이 투자의향서를 전달했다. 지난해부터 인터넷은행 참여 컨설팅을 받으며 장고를 거듭한 농협은행은 소호은행 컨소시엄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는 지난해 5월 일찌감치 컨소시엄에 합류한 상태다. 비금융사로는 메가존클라우드, 아이티센이 투자자에 이름을 올렸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저축은행까지 컨소시엄에 합류하면서 자본력은 물론, 중저신용자를 타깃으로 하는 포용금융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는 게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의 입장이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KCD는 소상공인 사업자에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제공 중이다. KCD 산하 한국평가정보는 개인사업자의 영업 정보를 바탕으로 다수의 금융기관에 신용평가 모형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유뱅크 컨소시엄과 더존비즈온이 제4인터넷은행 예비 인가 신청을 포기하면서 예비 인가 완주 의지를 드러낸 소호은행 컨소시엄에 투자자들이 더 몰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금융업계에서는 인가 신청 완주와는 별개로 인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기존 인터넷은행 3사를 기준으로 평가 기준을 재편한 데다 국내 금융환경 등이 녹록지 않은 만큼 보수적인 평가를 하겠다는 분위기여서다. 경기 침체에 취약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영업이 건전성과 수익성을 모두 충족할 수 있을지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2019년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당시 토스뱅크 컨소시엄과 키움뱅크 컨소시엄이 모두 인가를 받지 못한 사례도 반면교사다. 한국소호은행이 단독 후보가 되더라도 인가 여부를 예단할 수 없는 이유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교수는 “제4인터넷은행에 출사표를 던진 컨소시엄 대부분이 소상공인 등 금융이력 부족자(씬파일러, Thin-filer) 특화 은행을 목표로 하고 있어 수익 창출은 차치하고 건전성 관리 등에서 위험도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오는 25~26일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뒤 2~3개월간 민간 외부평가위 평가와 금융감독원의 심사를 거쳐 예비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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