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1위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삼성카드는 순익규모에서 신한카드를 앞서면서 10년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카드사 핵심 경쟁력 지표인 신용판매 금액 격차도 급격히 좁혀지는 모습이다. 만년 1위라 자부했던 신한카드에 위기감이 감돌면서 올해 업권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올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카드업권 1위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DALL-E
올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카드업권 1위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DALL-E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신한카드 신용판매(구매전용 제외) 금액은 13조1796억원이다. 전년 동기 12조3747억원 대비 6.5% 늘었다. 전체 점유율은 20.0%로 전년 동기 대비 0.15%포인트 증가했다. 8개 전업카드사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신용판매액은 국내외에서 신용카드로 승인된 모든 금액을 합산한 수치다. 신용판매액이 늘수록 가맹점 수수료 수익과 할부수수료 수익 등이 늘어난다. 전체 카드사 수익 중 약 40%를 차지해 카드사 핵심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신한카드와의 격차를 더 좁혔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 신용판매액은 12조7846억원으로 전년 동기 11조107억원 대비 16.1% 증가했다. 점유율은 19.5%로 신한카드와 차이는 불과 0.5%포인트다. 

이어 ▲현대카드 12조404억원(전년 대비 6.4%↑) ▲KB국민카드 10조3773억원(1.8%↑) ▲롯데카드 6조5842억원(5.6%↑) ▲우리카드 5조2352억원(8.7%↓) ▲하나카드 5조381억원(1.0%↑) ▲BC카드 4872억원(51.1%↑) 순으로 나타났다.

전업카드사 2월 신용판매 금액 / IT조선
전업카드사 2월 신용판매 금액 / IT조선

신한카드는 지난해 순익규모에서 삼성카드에 밀렸다. 지난해 별도기준 신한카드 당기순익은 5621억원으로 삼성카드 6612억원에 비해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는 "희망퇴직 등 판매관리비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말한다. 1회성 요인에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업계의 시선은 다르다.  

신한카드는 신용카드 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삼성카드에 밀린다는 것 자체가 큰 충격일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신한카드가 전체 신용판매 규모에서 삼성카드를 앞질렀음에도 순익 부문에서는 1000억원 넘게 차이가 벌어졌다. 

신한카드는 올해 우량고객 확대 및 신사업 추진을 통해 1위 자리를 탈환한다는 복안이다. 본업 경쟁력이 악화하는 와중에 신사업에서도 뒤처진다면 생존을 위한 중대기로에 서게돼서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연임이 유력했던 문동권 사장에서 본부장급인 박창훈 사장으로 교체하는 인적쇄신을 단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신한카드는 삼성카드에 뺏긴 수익성을 복구하기 위해 애플페이 도입을 계획 중에 있다. 반면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카드의 경우, 애플페이 도입이 사실상 어렵다. 애플페이를 통해 우량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순익에 영향을 미칠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는 데이터 사업 등 신사업 확대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김이태 대표는 신년사에서 딥 체인지를 강조하며, 플랫폼·데이터 역량 지속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양사 수장 모두 올해가 첫 취임년도인 만큼 경영성과를 내야한다는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신용판매라는 본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신사업을 얼마나 잘 꾸려나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