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터넷전문은행을 추진 중인 한국소호은행(KSB) 컨소시엄이 초기 자본금 3000억원을 기반으로 영업 개시 4년 차에 흑자 전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소상공인을 위한 1번째 은행’을 내세워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을 돕는 은행이 되겠다고 했다.
KSB 컨소시엄을 이끄는 한국신용데이터(KCD)의 김동호 대표는 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직 소상공인 전문 은행은 없었다”며 “소상공인에게 구휼이 아닌 금융을 제공해, 소상공인이 성공하고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돕는 은행을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한국신용데이터는 금융당국에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컨소시엄에는 컨소시엄에는 하나·우리·NH농협·BNK부산은행 등 1금융권 뿐 아니라 우리카드, 흥국생명·화재, 유진투자증권, OK저축은행 등 2금융도 참여했다. 비금융기업으로는 정보기술(IT) 서비스 전문 기업 LG CNS와 메가존클라우드, 아이티센도 참여했다.
KCD가 33.5%로 대주주에 이름을 올렸고 ▲하나은행 10% ▲LG CNS 10% ▲우리은행 8% ▲아이티센 6.2% ▲흥국생명 6% ▲농협은행 5% ▲부산은행 4% ▲유진투자증권 4% ▲OK저축은행 4% ▲우리카드 2% ▲흥국화재 2% ▲티씨스 2% ▲일진 1.7% ▲메가존클라우드 1.7% 등이다.
초기 자본금은 3000억원이다. 이는 카카오뱅크 초기 자본(3000억원)과 같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2500억원 수준이었다.
영업 개시 후 4년 안에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플랫폼 수수료 등을 통한 비이자수익은 20% 이상 가져갈 것이라고 했다.
기업공개(IPO) 기한은 정해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펀드 위주의 주주 구성이 아닌 금융사 중심의 구성으로, 단기 실적 압박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대표는 “시작 자본금 3000억 원에서, 1조 5000억 원까지는 기존 주주가 공모 절차 없이 자금을 충분히 넣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그 이후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할 때 아마 IPO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수 금융사가 한국신용데이터가 경영을 주도하는 형태의 주주 계약이 체결돼 있다"며 "너무 많은 참여사로 인해 산으로 가는 것은 아니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기존 인터넷은행과는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를 내세웠다. 한국신용데이터가 가진 풍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평가에서 승부를 볼 생각이다.
데이터와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기존 은행권에서 불가능했던 업종별, 지역별 대출 관리를 통해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혁신 금융 상품인 ‘나중 결제’와 ‘오늘 정산’을 공개했다. 두 상품 모두 소상공인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자금 흐름의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한 ‘공급망 금융’ 상품이다. 26주 적금이나 굴비적금과 같은 수신 상품이 아닌 여신 영역에서 차별화를 뒀다.
나중 결제는 사업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때 은행이 먼저 돈을 내주고 나중에 사장님으로부터 돈을 받는 방식이며, 오늘 정산은 거래처로부터 나중에 받을 돈을 은행이 미리 내주고 나중에 거래처로부터 받는 방식이다.
또 ‘맞춤형 지원금·대출 연결’도 소개했다. 1000만원이 필요한 사업자의 경우 지자체 등에서 받을 수 있는 정책지원금을 먼저 소개해 주고, 남은 금액에 대해 신용평가 후 대출을 내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사장님들은 돈을 구하러 은행에 오지, 대출을 받으러 은행에 오지 않는다”며 “사업장 정보를 바탕으로 받을 수 있는 정부, 지자체, 관련기관 지원금을 먼저 연결해준 후에 한국소호은행과 파트너사의 금융 상품을 조합해 최적의 대출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티메프 사태 등 팩토링 방식의 대출이 결국 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무지성으로 팩토링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소상공인들의 노력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장님의 도전이 성장이 되도록, ‘소상공인을 위한 1번째 은행’으로서 항상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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