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계산 방식에 세계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율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단순 나눈 수치와 거의 일치해서다.
4일 더버지 등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율 계산 공식이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그록 등 주요 AI 챗봇에서 나온 것 같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경영 칼럼리스트 제임스 서로위키가 무역 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누면 트럼프 행정부 상호관세율이 나온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미국 수입품에 10%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특정 국가에는 높은 관세를 추가 적용했다. 한국에 적용되는 상호관세율은 25%였다가 행정명령 부속서에 적힌 26%로 조정됐다 다시 25%로 고쳐져 게재되는 등 혼란도 발생했다.
백악관은 서로위키의 주장이 틀렸다며 공식을 발표했지만 외신은 백악관의 공식이 서로위키의 계산법을 포장한 버전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백악관에서 발표한 공식이나 서로위키의 계산법이 AI로 쉽게 도출된다는 점이다.
더버지는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그록에게 무역 적자를 해결하고 미국을 공정한 경쟁의 장에 두는 쉬운 방법을 질문하면 이 4개의 생성형 AI가 일관되게 ‘적자를 수출로 나눈 공식’ 버전을 제공한다는 것이 여러 X 이용자들로부터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더버지는 실제 정부에서 사용하는 뉘앙스를 이용해 ‘미국과 각 무역 파트너 간 양자 무역 적자의 균형을 잡고 적자를 ’0‘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다른 국가에 부과해야 할 관세를 계산하는 방법’을 질문하자 4개의 AI가 같은 제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더버지는 “10%의 기본 관세를 설정했을 때 기본 관세가 총관세율에 추가되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AI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지만 4개의 AI가 제공한 답변은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즉석에서 글로벌 무역 정책을 생성하기 위해 AI 도구에 의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5일부터 관세가 발효되는 것을 세계가 지켜보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대충 계산한 수학이 글로벌 무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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