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급증이 한달 만에 진정세를 보였다. 올해 초 주택거래가 전반적으로 둔화 흐름을 나타낸 영향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에 따른 영향은 2분기 중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뉴스1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뉴스1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1조4000억원이다. 전월 3조2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절반 이상 축소됐다. 이로써 대출 잔액은 1145조원을 기록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조2000억원 늘어난 90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반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234조20000억원을 기록하며 9000억원 감소했다. 기타대출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일시 해제에 따른 서울 지역 주택거래량 증가는 4월부터 가계부채 증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기업대출은 2조1000억원 줄며 감소 전환했다. 3월 기준 기업대출이 감소한 것은 2005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대기업대출(+4000억원→-7000억원)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 등으로 감소했다. 중소기업대출(+3조1000억원→-1조4000억원)은 대출수요 둔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의 신용리스크 관리 강화, 부실채권 매·상각 등으로 줄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2월에 비해 3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게 축소된 것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주택거래가 전반적으로 둔화된 영향”이라며 “토허제 영향으로 2, 3월 주택거래가 늘어난 부분은 2분기 중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대출 수요측면에선 지난해 4분기부터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의 전반적인 자금수요가 줄고 있고 공급측면에선 은행이 신용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소기업 영업을 축소하는 등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했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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