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지난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실적을 내면서 올 한해 낙관적인 분위기를 나타냈다. 트럼프발(發) 관세 리스크에도 2분기 매출을 상향 조정하는 등, 기대치를 높였다. 

넷플릭스 로고. / 뉴스1
넷플릭스 로고. / 뉴스1

17일(현지시각) 로이터 보도 등에 따르면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 경제 불확실성에 대해 “고객 소비 패턴에 뚜렷한 변화는 없었다”고 밝히며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넷플릭스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3% 증가한 10억5400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EPS)은 6.61달러였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평균 예상치 매출 105억2000만달러, EPS 5.71달러를 상회한 실적이다. 호실적 소식에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7% 상승했다. 연초 대비로는 9% 올랐다. 같은 기간 10% 하락한 S&P500를 웃도는 수치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가입자 수 3억명을 돌파한 가운데 2022년 말 도입한 저가형 광고 요금제가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피터스 CEO는 “경기 침체기에도 넷플릭스는 꾸준한 수요를 보여왔다”며 “저렴한 요금제가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광고 요금제는 도입된 국가에서 신규 가입자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날 공동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비상근 이사회 의장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는 경영진 구조 개편과 후계 구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테드 서랜도스 공동 CEO는 “우리는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넷플릭스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어려운 경제 상황일수록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의 가치는 커진다”며 “넷플릭스는 절대적인 측면에서도, 경쟁적 측면에서도 뛰어난 가성비를 갖춘 서비스”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는 2분기 매출을 11억400만달러로 예상하고 있고 이는 월가 전망치인 10억9000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올해 전체 매출 전망치는 기존과 동일하게 43억5000만~44억5000달러로 유지했다. 견조한 가입자 증가, 구독료 인상, 광고 수익의 2배 증가 등을 가정한 수치다.

이번 분기에는 ▲미니시리즈 ‘Adolescence’ ▲스릴러 ‘Zero Day’ ▲리얼리티쇼 ‘Temptation Island’ 등이 흥행을 이끌었다. 넷플릭스는 “구독자와 광고 매출이 당초 예상을 소폭 상회했고 비용 집행 일정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망치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광고 수익은 여전히 구독 매출에 비해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PP 포사이트의 파올로 페스카토레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는 경기 침체에도 버텨낼 수 있는 강한 위치에 있다”며 “이용자에게 넷플릭스는 일상 속 필수 서비스이고 해지 순위에서 가장 마지막에 위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