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지분 30%를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선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지분 30%를 약 30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다음주 중에 체결한다. 아울러 별도 우선매수권 조항을 통해 SBI홀딩스가 보유한 저축은행 지분을 1~2년 내 추가 인수해 50%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교보생명측은 SBI저축은행 지분 매입을 위한 이사회 개최를 검토 중이다.
SBI저축은행은 일본 SBI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14조289억원에 달해 국내 저축은행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인수에 나선 것은 향후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으로 시장은 해석한다. 금융지주 전환을 위해서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가 필요해 추가 금융사 인수가 필요한 상황이기 떄문이다. 현재 교보생명은 교보증권과 교보리얼코·교보악사자산운용·교보자산신탁 등 총 17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교보증권외에 타 금융지주에 비해 금융사들의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교보생명은 지주 전환을 위해 2014년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검토한 바 있다. 이밖에도 인터넷은행 설립을 검토하는 등 꾸준히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꾀해왔다. 교보생명이 저축은행을 인수한다면 보험·저축은행 간 연계 상품을 개발하고, 은행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을 품게 되면 SBI그룹과의 협력 관계도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신 회장은 기타오 요시타카 SBI회장과 실제 두터운 친분을 바탕으로 꾸준히 사업협력을 이어왔다. 앞서 SBI홀딩스는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해 9.3%인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늘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 전환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올 상반기 금융위원회에 금융지주사 전환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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