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생성형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트로픽과 협력해 차세대 인공지능(AI) 기반 코딩 플랫폼 ‘바이브 코딩(Vibe-Coding)’을 개발 중이다. 해당 플랫폼은 자사 통합개발환경(IDE) 엑스코드(Xcode)의 차세대 버전으로, 앤트로픽의 대표 AI 언어모델 ‘클로드 소넷(Claude Sonnet)’을 통합한 것이 핵심이다.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 외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은 현재 이 플랫폼을 사내에서만 시험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외부 개발자 공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협업은 애플이 AI기반 개발 생산성 향상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도 ‘스위프트 어시스트(Swift Assist)’라는 자체 AI 코딩 도구를 발표한 바 있지만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정확성 부족과 개발 속도 저하에 대한 불만이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애플은 외부 AI 기술 도입으로 전환해 보다 실용적인 코딩 지원 기능 구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앤트로픽의 클로드는 코드 생성, 수정, 테스트 및 버그 탐지에 강점을 가진 언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애플이 개발 중인 바이브 코딩 툴은 대화형 인터페이스 기반으로 개발자가 자연어로 코드 생성 요청을 하거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테스트를 자동화하는 기능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업이 애플의 AI 전략 변화와 궤를 같이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자체 기술 중심 전략을 고수하던 애플은 최근 오픈AI의 챗GPT를 시리에 통합한 데 이어 구글의 제미나이 모델도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사내에서 독자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개발하며 일부 기능은 온디바이스 기반으로 구현하고 있다.
AI 전략 조직 개편도 감지된다. 애플은 최근 시리와 AI 제품 개발 책임을 AI 수장 존 지안안드레아에서 분리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책임자인 크레이그 페더리기에게 이관했다. 이는 기능 중심의 AI 통합을 위해 조직을 유연하게 개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애플이 6월 9일 개최 예정인 WWDC(세계 개발자 회의)에서 바이브 코딩 툴의 향후 공개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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