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증권주가 연일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따른 증시 불확실성 속에서 비교적 영향이 적은 ‘안전지대’ 업종으로 부각되면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지수는 전일 기준 연초 대비 22% 오른 907.87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6.7%의 3배가 넘는다. 증권지수는 지난 4월 18일부터 이달 8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오르는 등, 여타 업종의 등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 대장주인 미래에셋증권이 연초 대비 49% 상승했고, 삼성증권과 키움증권도 나란히 22%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 19%, 대신증권 18% 등의 상승률을 보였고, 중소형주인 신영증권도 24% 가량 올랐다.
최근 증권업 강세의 배경으로는 실적 개선이 먼저 꼽힌다.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회복됐고, IB와 트레이딩 부문도 동반 개선되며 주요 증권사들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 회복세가 뚜렷한 가운데, 정책 환경 변화도 업종의 전반적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며 “다만 평가이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실적의 가시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키움증권은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235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1% 늘었고, NH투자증권은 2082억원으로 89.2% 증가하며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전년 동기 대비 57.1% 늘어난 258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브로커리지 수익 역시 18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출범 이후 개인 투자자 거래가 급증한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4월 한 달간 하루 평균 4조 5000억원 규모의 거래대금을 기록했고, 전체 주식 거래 중 점유율은 24.5%까지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단기 랠리 이후에도 구조적인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적과 더불어 정책과 시장환경 모두 증권업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중심의 실적 회복세와 함께 IB·트레이딩 부문의 기여도가 뚜렷이 확대되고 있다”며 “정책 수혜와 시장 회복세가 맞물리는 구조 속에서 증권업 전반의 수익성 개선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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