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설립한 비트코인 채굴업체가 나스닥 우회상장에 나섰다. 트럼프 일가가 지난해 출범한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에 이어, 미국 가상자산 정책 기조와 맞물려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왼쪽부터 차남 에릭, 장녀 이방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 조선DB
왼쪽부터 차남 에릭, 장녀 이방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 조선DB

1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가 지난 3월 말 출범시킨 ‘아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은 나스닥 상장사 ‘그리폰 디지털 마이닝’과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을 추진 중이다.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인프라기업 HUT8의 비트코인 채굴 부문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출범했다.

회사 측은 에릭 트럼프를 “비교할 수 없는 네트워크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소개하며 트럼프 가문과의 직접적인 연결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회사 웹사이트와 보도자료에서도 ‘트럼프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은 지난해부터 밈코인 사업, 가상자산 플랫폼 설립 등 본격적인 코인 시장 진출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WLF를 설립하고,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이미지를 활용한 밈코인 판매에 직접 관여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연방 차원의 가상자산 전략 비축 및 규제 완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한편 이번 나스닥 상장 추진에 대해 ‘트럼프 브랜드’에 우호적인 투자자층을 겨냥한 상징적 행보라는 평가도 있다. 블룸버그는 “보수 성향 투자자들이 트럼프 일가의 코인 사업을 새로운 정치-자산 결합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