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팀 쿡 애플 CEO에게 “미국에서 판매할 제품은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직접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중국 생산 의존도를 줄이고 인도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최근 행보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셈이다.

팀쿡 애플 CEO와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CNN 뉴스 갈무리
팀쿡 애플 CEO와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CNN 뉴스 갈무리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CNN 등은 중동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이 인도 전역에 공장을 짓는 것을 나는 원하지 않는다”며 팀 쿡과 의견 차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과거 팀 쿡과 나눴던 대화를 언급하며 “애플이 미국 내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며 미국 생산 확대 약속을 상기시켰다. 애플은 앞서 미국 내 5000억 달러(약 70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 등 주요 제품의 생산거점을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 장기화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애플은 관세로 인해 이번 분기 약 9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인도 시장용 제품의 현지 생산은 반대하지 않는다며 “인도가 미국 제품의 수입세 철폐를 제안했지만, 세계 최대 인구국가에서 미국 제품을 판매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인도 내 생산 확대를 추진해왔으며, 현지 공장 건설 및 고용 확대에 나선 상태다.

CNN은 “애플을 포함한 일부 기업이 미국 생산 확대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미국 내 공장 건설은 수년이 걸리며 인건비도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또 “아이폰처럼 복잡한 공급망이 필요한 제품은 미국 내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