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6월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연례 개발자 행사인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5를 개최한다. 이번 WWDC에서는 차세대 운영체제(OS)가 대거 공개될 전망이다. 또 애플은 소프트웨어를 전면 개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인공지능(AI) 관련 발표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일각에서 반쪽짜리 행사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 이유다.
5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을 살펴보면 애플은 이번 행사에서 ▲iOS 26 ▲아이패드OS 26 ▲맥OS 26 ▲워치OS 26 ▲tvOS 26 ▲비전OS 26 등 주요 OS의 차세대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OS는 ‘솔라리움(Solarium)’이라는 코드명을 갖고 있다. 반투명 UI 디자인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대대적인 변화가 적용된다. 이는 2013년 iOS 7 이후 처음 있는 대규모 디자인 개편이다.
애플은 또 기존 숫자 중심의 버전 명명 체계를 연도 기반 체계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예컨대 기존 iOS 19가 아닌 iOS 26처럼 모든 플랫폼의 버전을 연도에 맞춰 통일하는 방식이다.
IT전문매체 엔가젯은 “기기 간 이동을 마치 동일한 OS 내에서 화면을 넘기듯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설계됐다”고 전했다.
애플의 확장현실(XR) 기기인 ‘비전 프로’도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일부 업데이트가 예상된다. IT 팁스터 존 프로서는 홈 화면의 둥근 아이콘 UI, 탭 구조 개선, 검색창 하단 이동 등 인터페이스 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비전 프로는 출시 이후 고가 논란과 활용성 부족으로 판매 부진을 겪고 있어, 이번 발표가 시장 반전을 이끌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AI 관련 발표는 실용성 중심의 일부 기능 소개에 그칠 전망이다. 애플은 배터리 최적화, 기기 간 연동 강화, 개발자 워크플로우 지원 등 비가시적인 AI 적용 분야를 중심으로 기능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됐던 차세대 음성비서 ‘시리(Siri)’ 개편 발표는 사실상 무산된 분위기다. 디 인포메이션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형 시리는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다. 정식 발표까지 수개월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다만 애플이 경량 LLM 기반의 개발자용 API를 깜짝 공개할 가능성은 제기되고 있다.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AI 프로젝트인 ‘멀버리(Mulberry)’ 역시 WWDC 2025 발표 목록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iOS 18과 함께 소개될 예정이었지만, 관련 일정은 2026년 봄으로 연기된 상태다.
블룸버그는 “애플 내부에서도 이번 WWDC가 AI 측면에서 실망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자칫하면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만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이어 “애플은 내년을 기점으로 AI 전략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AI 경쟁은 매달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더 과감하고 신속한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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