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연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장지수펀드(ETF), 미국주식 옵션 등 다양한 계좌와 상품군을 앞세워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연금세대부터 서학개미 모두 아우르며 ‘돈을 넣으면 혜택이 쏟아진다’는 전략으로 현금·상품권·경품 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개인형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 중개형 ISA를 겨냥한 이벤트를, NH투자증권은 연금저축 순입금 고객 대상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 KB증권, NH투자증권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개인형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 중개형 ISA를 겨냥한 이벤트를, NH투자증권은 연금저축 순입금 고객 대상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 KB증권, NH투자증권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개인형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 중개형 ISA를 겨냥한 ‘순증 이벤트 3종 세트’를 진행하고 있다.

IRP와 연금저축의 경우 자산 순증액에 따라 최대 100만원의 신세계 상품권을 지급하고 펀드를 순매수한 고객에겐 프라다 트래블백·다이슨 에어랩 등 경품 추첨권도 제공한다. 특히 타사 연금계좌에서 이전해 순증된 금액은 2배 인정해 자금 유입을 적극 유도한다.

중개형 ISA 이벤트도 화려하다. 5월 KB증권 중개형 ISA 계좌 평균잔고가 평균잔고 1원 이하 고객이 100만원 이상 입금하면 미국 대표지수에 투자하는 ETF 한 주를 랜덤 지급하고 순입금액별로 최대 30만원 상품권을 제공한다. 여기에 주가연계증권(ELS)·장외채권·펀드를 순매수할 경우 경품 응모권을 부여해 LG오브제 냉장고, 브롬톤 자전거 등 고가 경품을 준다.

NH투자증권은 연금저축 순입금 고객 대상 ‘연금투자 더하기 나의 내일 더하기 시즌2’ 이벤트를 9월 말까지 진행한다. 순입금액에 따라 최대 120만원 상당의 이마트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하고 보험사에서 연금저축을 이전한 자금은 2배로 인정하는 등 실질 혜택을 강화했다.

특히 중개형 ISA, 연금저축, IRP를 한 번에 개설할 수 있는 ‘절세 3종 통합계좌 서비스’를 내놓아 사회초년생과 장기 투자자를 겨냥해 시장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대신증권의 주식거래 및 주식대여서비스 고객 대상 이벤트를, 키움증권은 미국주식옵션 고객 대상 이벤트를, 신한투자증권은 ETF 순매수 고객 대상 이벤트를 각각 진행 중이다. / 대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의 주식거래 및 주식대여서비스 고객 대상 이벤트를, 키움증권은 미국주식옵션 고객 대상 이벤트를, 신한투자증권은 ETF 순매수 고객 대상 이벤트를 각각 진행 중이다. / 대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은 주식거래 고객에게 현금 보상을 제공하는 공격적인 이벤트에 나서고 있다. 한국 주식의 경우 하루 거래금액에 따라 최대 10만원을, 해외 주식은 최대 12만원의 현금이 지급된다. 영업일마다 중복 당첨도 가능해 거액 거래자 중심으로 참여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대여 시 현금을 지급하는 ‘주식대여서비스 신규 가입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주식대여서비스 신규 가입 고객에게는 대여금액 1억원당 2만원, 최대 100만원까지 현금 보상을 제공한다. 최근 공매도 재개로 주식대여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진 점을 겨냥한 전략이다.

파생상품과 ETF를 중심으로 하는 마케팅도 눈에 뛴다. 키움증권은 내달 말까지 ‘미국주식옵션 혜택도 풀옵션’ 이벤트를 실시해 미국주식옵션 첫 거래 고객에게 최대 5만원 지급, 룰렛 이벤트로 50달러까지 지원금, 거래 수수료 1달러 할인, 실시간 시세 무료 서비스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기존·휴면 고객까지 대상 범위를 넓히며 미국 옵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신한투자증권은 ETF 순매수 고객에게 최대 6만원의 문화상품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삼성·KB·에셋플러스자산운용 3곳과 연계해 ETF 9종목을 이벤트 대상으로 설정하고 운용사별 순매수 혜택을 중복 지급하는 방식으로 고객 유인을 극대화했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펼치는 순입금 이벤트는 단기 수익률보다 실질 혜택을 중시하는 고객 성향을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각 사는 단순 거래 유도보다 장기 자산 유입, 잔고 유지, 펀드‧ETF 매수 등 거래 활성화와 고객 ‘락인 효과’를 함께 노리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상승기엔 고객 자금을 끌어오려는 증권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며 “상품권, 현금 외에도 MZ세대가 선호할 만한 패션·가전·IT 경품을 통해 감성적인 접근까지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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