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투자자 유치를 위해 현금성 보상과 고급 경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리워드 마케팅’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전통적인 수익률 경쟁에서 벗어나 포인트와 쿠폰, 실물 경품을 연계한 이벤트를 통해 투자 허들을 낮추고 투자자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여름 휴가철을 겨냥해 ‘리밸런싱의 시작, 해외주식 리워드 페스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주식 5000만원 이상 거래한 고객에게 최대 100달러의 투자지원금을 지급하고 1000만원 이상 거래한 고객에겐 100명을 추첨해 30만원 상당의 프리미엄 호텔상품권을 제공한다. 이벤트 대상을 NH투자증권 QV 계좌에서 해외주식 거래 이력이 없던 고객으로 한정해 신규 투자자 유입 효과를 노렸다는 평가다.
하나증권은 ‘비상장주식 안전거래 서비스’ 오픈을 기념해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는 중이다. 추첨을 통해 한국금거래소 골드바 3.75G(1명), 여행용 캐리어(1명), 블루투스스피커(1명) 등 다양한 상품을 총 3041명에게 제공한다. 비상장주식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향후 AI 기반 기업 정보 제공, 거래 가능 종목 확대 등을 예고하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채권 투자자 대상 이벤트를 진행하며 백화점 상품권 지급에 나섰다. 뱅키스(BanKIS) 계좌를 통해 장외채권‧해외채권을 1억원 이상 순매수하면 10만원 상당의 백화점상품권을, 타사 채권을 이전하면 최대 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CMA(자산관리계좌) 계좌 신규 고객에게는 투자지원금 및 상품궝 지급 추첨 혜택을 추가로 부여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중개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대상 청년층을 겨냥한 ‘처음ISA’ 서비스를 출범했다. 계좌 내 대기 자금을 전용 RP(환매조건부채권)로 자동으로 운용하는 서비스다. 가입 시 1만5000포인트를 지급하고 매월 순입금 10만원 이상 유지 시 추가로 500포인트를 매월 제공한다. 이를 통해 청년층 자산 형성과 장기 고객 유입을 동시에 유도하고 있단 평가다.
대신증권은 대신밸류리츠 청약 고객에게 커피 쿠폰부터 마사지기, 안마의자까지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며 청약 유도를 강화하고 있다. 5000만원 이상 고액 청약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경품(LG 힐링미 오브제컬렉션 안마의자, 스탠바이미2)은 명확한 타깃 마케팅 전략으로 읽힌다.
키움증권은 외화 RP 120일물에 연 5% 금리를 제공하고 첫 거래 고객에게는 아이패드와 애플워치 등 고가 경품을 걸었다. 외화 자산 운용 니즈와 금리 불확실성을 동시에 고려한 단기 전략 상품에 리워드 요소를 결합해 유동성 고객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다.
업계에서는 금융 소비자의 눈높이가 올라가고 ‘체감 혜택’을 중시하는 투자 문화가 확산함에 따라 증권사들이 ‘상품+리워드’ 결합형 마케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기대하는 것은 단지 수익이 아니라 즉각 체감할 수 있는 보상과 차별화된 경험”이라며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리워드 전략이 투자 유치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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