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주가 상승을 보여주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이 시가총액 ‘10조원 벽’을 깬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11조원마저 넘어섰다. 2015년 대우증권 인수 당시 ‘증권업은 성장산업’이라고 내다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GSO, 글로벌 전략가)의 선언이 현실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2015년 12월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미래에셋증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2015년 12월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미래에셋증권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장중 1만9560원까지 상승했다. 연초(8030원) 이후 누적 상승률은 무려 143.59%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1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초 4조7000억원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상장사 중 시총 순위는 47위에 섰다.

시장에선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시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6배로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있고 1호 IMA(종합투자계좌) 신규 사업자로 지정될 가능성도 있어서다. 금융당국이 IMA의 발행 한도를 발행어음과 통합해 자기자본의 ‘200%+100%’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면서 발행어음 규모가 7조7000억원으로 여유 있는 미래에셋증권이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성장 곡선의 배경에 박현주 회장의 장기 전략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증권업은 성장산업”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때만 해도 증권업은 저금리·저성장 기조에서 한계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금융회사의 본질은 고객의 자산을 지키고 키우는 데 있고 그 역할이 커질수록 자본시장은 성장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약 1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예측은 현실화됐다. 단기 실적보다 장기 성장성과 지속 가능성에 방점을 찍은 전략은 금융시장 변동성 위기를 넘어선 강한 내구력으로 이어졌다. 

합병 후 미래에셋증권은 독립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하고 증권산업 성장에 앞장서며 뚜렷한 실적을 내고 있다. 현재는 김미섭·허선호 부회장 체제하에 호실적을 이어가는 중이다. 1분기엔 3461억원의 세전이익을 거두며 전년동기 대비 약 50%의 성장을 달성했다. 또 해외 법인 자기자본은 4조원을 넘어섰고 미국 법인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인 945억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했다. 인도 ‘미래에셋쉐어칸’ 인수를 통해 글로벌 기반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16년 말 인수 당시 6조7000억원이었던 자기자본은 12조3000억원으로 늘어 업계 1위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글로벌 주식자산 40조원, 연금자산 45조8000억원, 디지털자산 70조원을 관리하고 11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투자전문기업’으로 도약 중이다.

견고한 자기자본과 글로벌 확장 전략을 앞세운 미래에셋증권의 선도적 행보는 국내 증권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과 성장 가능성을 이끄는 동력이 됐다.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IB 역량 강화, 해외 진출 확대,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 등의 흐름이 이어지고 증권업 전체가 미래 성장산업으로 조명받고 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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