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 LG,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이 하반기 사업 전략 수립에 본격 돌입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와 함께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가 다시 부상하면서 각 기업은 실적 점검과 함께 불확실성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서울 서초사옥과 수원사업장에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 전영현 DS부문장(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가전,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전 사업 부문의 실적과 시장 전망을 공유한다.
삼성전자는 특히 반도체 부문 부진의 장기화를 이유로 기술 경쟁력 회복 방안을 핵심 의제로 논의할 예정이다. 북미 지역을 겨냥한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응한 가전·디스플레이 전략, 새 정부 산업·세제 정책 변화 대응도 주요 안건에 포함될 전망이다.
SK그룹은 6월 13~14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등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최태원 회장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부사장도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등 구조조정 점검,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부진에 따른 SK온의 대응 방안,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투자 전략, AI 중심의 신성장 동력 확보 방안이 논의됐다. 최근 보안사고로 타격을 입은 SK텔레콤 사태와 그룹 이미지 회복 전략도 주요 안건 중 하나였다.
LG그룹은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생략하고, 권봉석 LG COO(최고운영책임자)를 중심으로 계열사별 투자 점검회의를 진행한다. 구광모 회장의 ‘선택과 집중’ 기조에 따라 기존 사업 실행력과 투자 효율성을 재점검하고 있다.
화학, 배터리 등 실적 부진 계열사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재편에 착수했으며,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부각되는 관세 리스크 대응 시나리오도 마련 중이다. 신사업 투자 확대와 현금흐름 안정성 확보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이달 중 해외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어 하반기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글로벌 주요 시장의 판매 실적, 수익성, 공급망 현황 등을 점검하고, 전기차 전환 가속, 미국 IRA 규제, 유럽 탄소 규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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