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가전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가파르게 성장 중인 동남아 가전 수요에 대응해 현지 소비자 니즈에 특화된 스마트 제품과 프리미엄 냉방 솔루션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0일 태국 방콕에서 '2025 동남아 테크 세미나'를 개최하고, 동남아 6개국 주요 미디어와 전문가 50여명을 대상으로 '비스포크 AI 가전' 신제품과 스마트싱스 기반의 AI 홈 생태계를 소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32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를 비롯해 9인치 터치스크린 양문형 냉장고, 7인치 터치스크린 세탁건조기 등 인터페이스와 연결성을 대폭 강화한 신제품들이 대거 공개됐다. 참가자들은 음성명령으로 냉장고 문을 여는 '오토 오픈 도어', 세탁물 종류와 무게를 자동 감지하는 'AI 맞춤세탁' 등 생활밀착형 AI 기능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스마트싱스 기반의 가전 통합 제어 경험도 강조됐다. 가전뿐 아니라 조명, 스위치 등 IoT 기기까지 한눈에 관리할 수 있는 '맵뷰' 기능이 실시간 연결성과 사용자 편의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AI 홈 기술을 통해 에너지 절감, 안전 관리, 사용자 맞춤형 돌봄 기능을 아우르는 스마트 라이프를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근 동남아 가정용 시스템에어컨을 앞세워 동남아 공조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출시된 신형 ‘1Way 카세트형 무풍에어컨’은 높이 135mm의 콤팩트한 디자인과 내장형 와이파이를 갖춘 제품이다. 별도 키트 없이 스마트싱스와 빅스비 음성 제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AI 절약 모드를 사용할 경우 최대 20% 에너지 절감도 가능하다.
또 기존 R410A보다 지구온난화지수가 낮은 R32 냉매를 적용해 친환경 트렌드에도 대응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1Way 모델은 지난해 동남아 지역에서 전년 대비 35% 이상 판매량이 증가하며 주력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B2B 시장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필리핀 마닐라의 고급 주상복합 단지와 인도네시아 발리의 호텔 등에 1000대 이상 규모의 시스템에어컨을 공급하며 현지 프로젝트 수주도 확대 중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동남아 시장 전략은 신흥시장 내 브랜드 존재감을 강화하고, 글로벌 가전시장 내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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