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국산으로”… 업스테이지·퓨리오사AI, ‘K-AI 연합’ 시동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미국 기업 중심으로 재편된 가운데, 국내 기술 기업들이 손을 맞잡고 ‘국산 AI’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국산 기술로 구현한 생성형 AI 솔루션을 통해 공급망 불안과 해외 의존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이다.

업스테이지는 25일 국내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 퓨리오사AI와 생성형 AI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업스테이지 이활석 CTO, 퓨리오사AI 백준호 대표 등 양사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업스테이지의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 ‘솔라(SOLAR)’를 퓨리오사AI의 차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 ‘레니게이드(Renegade)’에 최적화해 구동하는 온프레미스 AI 솔루션을 공동 개발한다. 단순 탑재를 넘어 NPU 기반 AI 인프라 구축 사업을 함께 추진해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AI 반도체 시장의 지나친 쏠림 현상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재 글로벌 AI 연산 인프라는 미국 엔비디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른 GPU 공급난과 가격 상승은 국내 AI 기업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기에 LLM 시장까지 해외 기술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어 AI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 측면에서 ‘자립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양사는 지난 2022년 1세대 NPU ‘워보이(Warboy)’와 업스테이지의 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을 결합한 바 있다. 이번 협력은 양측 기술 결합의 폭과 깊이를 한층 넓힌 두 번째 협업이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생성형 AI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모두를 국산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협력은 국내 AI 산업 자립화를 향한 실질적인 시도이자, 글로벌 시장에서 ‘K-AI’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