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인공지능(AI)는 우리의 일상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을 넘어 ‘AI 패권 시대’라 칭할 정도로 국가의 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됐다. 현재 전 세계가 이 새로운 ‘AI 패권 시대’에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또한 민-관이 힘을 합쳐 생존을 넘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할 시점에 왔다.
조선미디어그룹의 테크 전문 미디어이자 IT 비즈니스 리더인 IT조선은 5월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AI&CLOUD 2025’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IT조선이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등이 후원한 이번 행사에서는 ‘AI 패권주의와 한국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한국의 AI가 나아갈 방향과 전략 방향성, AI와 클라우드가 융합해 변화시킬 미래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AI 패권 시대, 민-관 협력 전략 중요해져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콘퍼런스의 축사를 통해 “22대 국회에서 AI포럼을 이끌며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기쁘다”며 “여·야가 함께 힘을 합쳐 산업계를 돕기 위한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AI, 관련 인프라 지원에는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 모두 이견이 없다”며 “국회와 정부가 힘을 합쳐 AI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축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선 AI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인데 1조9000억원 규모의 추경이 그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추경을 마중물 삼아 올해가 AI 인프라 구축의 역사적인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엄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은 이번 ‘AI&CLOUD 2025’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 AI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엄열 국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자체 AI 모델을 보유한 가능성 높은 국가”라며 현재 당면 과제로는 인프라 부족과 인재 부족을 꼽았다. 또한 “연내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조기 가동해 AI 모델 개발과 고급 인재 육성에 집중하겠다”며 “GPU 도입, 반도체 상용화, 월드 베스트 LLM 개발 등에 예산이 배정된 만큼 조속하고 실증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우진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은 이번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에서 ‘AI 패러다임 전환을 넘어, 국가와 기업의 AX 전략’을 제시했다. 정우진 부문장은 “AI는 더 이상 기술이 아닌 삶의 조언자가 되고 있다. 지금은 정부보다 민간이 중심이 돼 국가 전략을 이끌어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또한 “AI는 국가 간 지독한 반칙과 기득권 싸움이 뒤엉킨 전장"이라며 "민관이 협력해 글로벌 시장 속에서 살아남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성배 메가존클라우드 CAIO는 이번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에서 ‘생성형 AI, 잠재된 가능성에서 실제 성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공성배 CAIO는 “AI는 ‘AI 전환(AX)’을 위한 전략 자체보다는 전략 달성을 돕는 도구로 봐야 한다”며 “기업이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것을 넘어 기술·조직·업무 전반에서의 ‘AI 네이티브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AI 시대 당면 과제, 제대로 된 기술 활용이 해결책
오후 프로그램으로는 총 4개 주제의 세션이 진행됐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이번 콘퍼런스의 세션에서 최근 주목받는 ‘AI 에이전트’에 대해 “에이전틱 AI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일하는 방식의 혁신과 기업의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을 이끌 것”이라 말했다. 또한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안에 기업 경영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전망했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AI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김동환 대표는 “검색증강생성(RAG), 인공지능 기계독해(MRC) 등을 통해 AI 시스템 정확도만 높인다고 해서 AI 신뢰성이 확보되는 건 아니다”라며 “AI 답변의 정확도와 함께 투명성이나 편향성 등 여러 항목들을 다 만족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를 확립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GPU를 벗어난 ‘한국형 추론 인프라’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김광정 리벨리온 사업총괄은 이에 대해 “자국 기술 기반의 AI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소버린 AI를 위해서는 하드웨어 인프라뿐만 아니라, 자국 데이터와 모델, AI 클라우드, 오픈소스 생태계, AI 서비스 전반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리벨리온은 훈련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경량화한 스몰 LLM을 다양한 AI 서비스에 적용하는 ‘추론’ 솔루션 중심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방승현 한국앙자산업협회장은 AI 생태계에서 양자 컴퓨터의 활용에 대해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양자 컴퓨팅을 접목하면 더 좋은 데이터와 속도를 얻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전통적인 컴퓨터 대비 양자 컴퓨터는 AI에서도 비용을 100만분의 1로 줄여 줄 수도 있을 것이다”라 말했다.
생성형 AI 시대로의 전환 여정, 핵심은 ‘데이터’와 ‘보안’
AI 시대가 고도화될수록 ‘데이터’와 ‘보안’의 중요성도 높아진다. 한영섭 LG유플러스 AI테크Lab 담당은 이번 콘퍼런스의 세션을 통해 ‘AI 시대에 반드시 갖춰야 할 기술’로 ‘보안’을 꼽았다. 한영섭 담당은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그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며 “AI를 안전하고 마음껏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LG유플러스는 AI 기반의 보안 기술 뿐만 아니라 양자 암호 기술 기반의 유심(USIM)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지환 한글과컴퓨터 CTO는 AI 시대 ‘데이터’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정지환 CTO는 “AI 시대에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전자문서의 데이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AI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선 과거의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며 전처리 과정을 거친 고품질 데이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고품질 데이터 확보가 늦기 전에 준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수 신한은행 AI 연구소장은 금융업계의 ‘에이전틱 AI’ 도입에 대한 조언을 전했다. 이영수 소장은 이번 콘퍼런스의 세션을 통해 “은행 업무에 에이전트 AI를 적용하려면 엔터프라이즈 콘텍스트, 워크 인텔리전스가 중요하고 에이전트 AI를 수행할 만한 워크플로(workflow)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에이전트 AI를 업무에 바로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문제는 데이터 디지털화다”라고 지적했다.
김종윤 야놀자클라우드 대표는 이번 콘퍼런스의 세션을 통해, AI를 활용한 산업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객이 인공지능(AI)을 꼭 필요하게 만들 정도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종윤 대표는 “생태계 중심의 사고방식은 세상을 바꿀 혁신을 이룰 수 있다”며 “파괴적 혁신을 이룬 기업만이 AI 생태계에서 도태되지 않는다”고 제시했다.
AI 시대, 클라우드 기술도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김은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지능기술인프라본부장은 이번 ‘AI&CLOUD 2025’ 콘퍼런스의 세션을 통해 클라우드와 AI의 유기적 결합이 미래 디지털 패권 확보의 핵심 전략임을 강조했다. 또한 AI 워크로드가 추론 중심으로, 그리고 엣지로 확장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함께 "클라우드는 더 이상 비용 절감이나 안정성 확보 차원을 넘어, AI를 추론하고 최적화하는 그릇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 또한 지능형 데이터와 AI 운영 플랫폼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진 삼성SDS 클라우드 에반젤리스트 그룹장은 향후 조직들이 AI를 통한 ‘초자동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초연결, 초지능, 초확장을 통한 업무 프로세스의 전 영역 최적화로 움직일 것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삼성SDS는 이를 위한 초지능 AI 플랫폼을 구성하는 데 있어, 온사이트 클라우드 아키텍처에서 프라이빗, 엣지 뿐만 아니라 데디케이티드(Dedicated) 옵션을 제공해 보안 등 조직들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충족시킨다고 제시했다.
이동윤 CJ올리브네트웍스 클라우드 인프라 담당은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제시했다. 이동윤 담당은 “하나의 클라우드 사용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멀티 클라우드 사용으로 AI서비스를 담을 여러가지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AI 활성화에 따라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며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고 전문성 기반의 클라우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윤석 아이티센피엔데스 핀테크보안팀장은 최근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사례들에서 ‘스크래핑’ 기술에 주목했다. 허윤석 팀장은 “비슷한 비밀번호를 여러 사이트에 쓰는 습관과 스크래핑 기술이 결합하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활용 방식에 따라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다”며 “AI의 성장과 함께 보안 시스템도 구조적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AI 투자, ‘선택과 집중’으로 경쟁력 강화 필요해
이번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는 ‘한국형 AI 전망과 대응 전략’을 주제로 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이번 세션에는 유응준 준AI 컨설팅 대표(전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가 좌장을 맡고 공진호 과학기술정통부 인공지능기반정책과장, 박찬진 서울AI허브 센터장, 권순일 업스테이지 AI Biz 부사장, 안정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공진호 과기부 과장은 국내 AI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과 인재 확보,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어 “먼저 GPU 등을 확보해 구축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AI기술이나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데 투자하고, 개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지속 지원할 것”이라 말했다. 또한 현재의 도입 수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추가 확충도 고려할 것”이라 덧붙였다.
박찬진 서울AI허브 센터장은 AI 투자에 대해 “무조건적인 기술 개발보다는 어느 사업분야를 점령할 지 정하는것이 중요하다”며 “기업이 갖고 있는 자원을 100% 올인했을 때 시행율은 감수하기 쉽지 않아 기존 비즈니스 라인과 연계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해야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실험과 도전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규제로 인한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안정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했고, 공진호 과기부 과장은 “지속적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선택받을 수 있도록 의무사항만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권순일 업스테이지 부사장은 “규제를 만들기 앞서 큰 원칙을 제시하고 이후 AI기술 활용과정에서 나오는 문제점들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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