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모바일 투자 플랫폼을 전면에 내세운 ‘혜택 전쟁’에 돌입했다. 금리 인하와 투자처 다변화 수요가 맞물리면서 공모주부터 금 현물, 펀드, 해외주식까지 각종 자산에 걸친 리워드 마케팅이 유례없는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투자 앱 사용이 일상화되자 증권사들은 앱 설치와 계좌 개설만 해도 쿠폰과 보너스를 쏟아내며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해외주식 거래 경험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00달러의 투자지원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30일까지 진행한다. 모바일 앱 ‘엠팝(mPOP)’에서 신청만 하면 즉시 30달러가 입금되고 이후 거래금액에 따라 최대 70달러가 추가 제공된다.
내달 31일까지 해외주식 온라인 거래금액이 100만원 이상이면 축하지원금 10달러, 5000만원 이상 30달러, 2억원 이상 50달러, 10억원 이상 70달러가 지급된다. 삼성증권은 “미국주식 투자를 시작하는 고객도 앱에서 간단히 신청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KB증권은 ‘펀드 온라인 거래 이벤트’를 열고 앱을 통해 펀드를 매수한 고객에게 최대 10만원 상당의 신세계 상품권과 1000원‧5000원‧1만원 선착순 랜덤 쿠폰을 지급한다. 특히 19~39세 청년층에겐 아이폰(iPhone)과 애플워치(Apple Watch) 등 경품 추첨 기회를 별도로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벤트 기간은 8월 29일까지다.
KB증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 및 정책 변화로 인해 투자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다양한 고객층의 투자 니즈를 충족하고 펀드를 통한 장기적인 자산 관리를 지원하고자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펀드 판매보수를 전액 돌려주는 ‘펀드 리워드 페스타’를 선보였다. 키움증권 앱에서 공모펀드를 매수하면 올해 말까지 발생하는 판매보수가 모두 환급된다. 보수 자체를 없애는 파격적인 이벤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공모주 간편투자 서비스 ‘일육공(160)’과 손잡았다. 앱에서 계좌를 개설하면 6개월간 예수금 50만원에 대해 연 5% 금리를 지급한다. 복잡한 공모주 청약을 AI가 대신 처리해주는 게 특징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공모주 균등배정 제도를 통해 소액 투자자도 청약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공모주 투자 경험이 없는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와 협업해 금현물 거래 이벤트를 진행한다. 앱에서 금 현물 계좌를 열고 금을 매수하면 최대 5만원의 모바일 상품권과 상장지수펀드(ETF) 경품이 제공된다.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메뉴를 전면 개편해 금 현물 거래 접근성을 높였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증권사들이 ‘앱 생태계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따. 증권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앱에서 시작되는 리워드 마케팅은 단순 가입 이벤트를 넘어 투자 습관을 바꾸고 충성 고객을 만드는 전략”이라며 “하반기에는 간편투자 서비스와 금리 혜택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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