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중국 출신의 AI 전문가 2명을 전격 영입하며 AI 연구 역량 강화에 나섰다. AI 분야에서 중국계 인재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차세대 AI 기술 개발을 주도할 핵심 인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주방화(사진 오른쪽) 미국 워싱턴대 교수는 소셜미디어 계정에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합류 사실을 알렸다. / 주방화 교수 엑스(X) 계정 캡처
주방화(사진 오른쪽) 미국 워싱턴대 교수는 소셜미디어 계정에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합류 사실을 알렸다. / 주방화 교수 엑스(X) 계정 캡처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주방화(朱邦华) 미국 워싱턴대 교수와 자오젠타오(焦建涛) UC버클리 교수는 각자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합류 사실을 알렸다.

주방화 교수는 2018년 칭화대에서 학사 학위를, 2024년 미국 UC버클리에서 전기전자 및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네모트론(Nemotron) 팀에 수석 연구원으로 합류했다. 네모트론은 텍스트·비주얼 추론, 코딩, 도구 활용이 가능한 기업용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조직이다.

주방화는 “AI 모델 사후 학습, 평가, 에이전트 시스템, AI 인프라 구축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개발자·학계와 협력을 강화하고 연구성과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워싱턴대학 조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자오젠타오 교수는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최근까지 UC버클리 조교수로 재직해왔다. 그는 “엔비디아에서 인공지능 일반지능(AGI)과 인공지능 초지능(ASI)의 경계를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AI 사후학습·평가·에이전트 시스템 개발에 나설 생각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AGI와 ASI는 인간 수준 이상의 사고와 학습 능력을 갖춘 차세대 AI로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가장 앞다퉈 개발에 뛰어든 분야다.

두 사람은 과거 AI 스타트업 ‘넥서스플로우(Nexusflow AI)’를 공동 창업한 경험이 있다. 넥서스플로우는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본사를 두고 오픈소스 언어모델 ‘Athene-V2’를 선보여 오픈AI의 GPT-4o와 경쟁했다.

중국계 AI 인재 영입 경쟁은 엔비디아에 그치지 않는다. 메타(옛 페이스북)는 최근 오픈AI 연구진 최소 5명을 영입했다. 취리히 사무소의 자이샤오화, 그리고 유자후이, 런홍윈, 비슈차오, 자오성자 등이 메타로 이직했다.

구글도 최근 중국 광둥 출신 허카이밍 MIT 부교수를 딥마인드 연구소의 수석 과학자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교수는 칭화대와 홍콩중문대 출신으로, 컴퓨터 비전과 딥러닝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학자다.

미국 싱크탱크 폴슨연구소 산하 마르코폴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최상위 AI 연구자 중 26%가 중국 출신으로 미국(28%)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컸다. AI 초격차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중국계 인재를 둘러싼 글로벌 ‘AI 두뇌 쟁탈전’은 한층 더 가열될 전망이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