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최근 구글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채택하자 엔비디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AI칩 시장에서 독점적 입지를 누려온 엔비디아가 주요 고객을 구글에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진단에서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최근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를 임대해 챗GPT와 기타 AI 서비스 운영에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최근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를 임대해 챗GPT와 기타 AI 서비스 운영에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최근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를 임대해 챗GPT와 기타 AI 서비스 운영에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오픈AI는 그간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규모 구매해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활용해 왔다. 추론은 AI 모델이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정보에 대해 예측과 판단을 수행하는 핵심 연산 과정이다.

AI 수요 폭증으로 컴퓨팅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자 오픈AI는 구글 클라우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챗GPT의 폭발적 성장으로 엔비디아 GPU 확보에만 의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 입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TPU의 외부 공급 확대 전략과 맞물려 새로운 고객을 확보한 성과로 평가된다. 구글은 그동안 TPU를 내부 서비스에만 제한적으로 활용해 왔으나 최근에는 애플과 안트로픽 등 경쟁 스타트업에도 공급을 늘리고 있다.

오픈AI가 구글 TPU를 선택한 것은 사실상 엔비디아 외 칩을 의미 있게 채택한 첫 사례로 엔비디아로서는 독점 공급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 전문매체 더인포메이션은 “오픈AI의 이번 움직임이 TPU를 더 저렴한 대안으로 부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오픈AI는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임대한 TPU가 챗GPT 등 서비스의 추론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글은 오픈AI에 최신형 TPU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한다. 더인포메이션은 구글 클라우드 관계자를 인용해 “가장 강력한 버전은 임대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오픈AI와 구글 간 협력이 엔비디아의 AI 칩 지배력에 중장기적 도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이 오픈AI를 고객군에 편입시킨 것은 AI 하드웨어와 클라우드를 결합해 시장 주도권을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AI 칩 공급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챗GPT 효과’에 의존해온 엔비디아의 수성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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