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0일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7'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일거양득'을 노린 폰이라고 할 수 있다. 대화면과 얇은 두께로 폴더블폰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도, 접었을 때는 21대9 화면비의 일반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어 휴대성과 활용성을 모두 고려한 설계가 돋보인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 '갤럭시Z폴드7' 펼친 이미지. / 이선율 기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 '갤럭시Z폴드7' 펼친 이미지. / 이선율 기자

역대 폴더블폰 중 가장 얇은 두께…S25 울트라급 성능 갖춰

갤럭시Z폴드7은 휴대성 강화를 위해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기기 두께는 접었을 때 8.9㎜, 펼쳤을 때 4.2㎜다. 갤럭시S25 울트라와 비교하면 0.7㎜ 두껍지만 무게는 3g이 가벼운 215g이다. 삼성전자는 뉴욕 언팩 행사장에 소형 저울을 배치해 가벼운 무게를 강조했다.

화면 크기는 한층 더 커졌다. 6.5인치 커버 디스플레이에 8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는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제공한다. 이는 소형 태블릿에 견줄 만한 크기다. 영화나 게임 등 멀티태스킹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사이즈다.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히는 내구성 문제를 개선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인 것이 보인다. 접히는 부위에는 아머 플렉스 힌지를 적용했고, 메인 디스플레이의 초박막 강화유리(UTG) 두께를 전작 대비 50% 늘려 내구성을 보완했다.

외관 변화와 함께 삼성전자가 가장 강조한 부분은 바로 인공지능(AI) 기능 강화다. 갤럭시S25에서 선보인 실시간 언어 번역이나 생성형 이미지 편집 등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그대로 적용돼 인터넷 연결 없이도 원활한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갤럭시Z폴드7에서는 구글과 협력해 안드로이드16 기반 원UI 8을 적용했다. 보다 강화된 AI 경험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5 시리즈를 시작으로 원UI 8 베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멀티모달 AI 제미나이 라이브 기능을 탑재해 실시간으로 빠른 응답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러닝화를 구입할 때 갤럭시 AI를 활용하면 단순히 구매를 넘어 기존 사용자의 러닝 기록까지 반영하여 보다 개인화된 제품 선택을 돕는다. 장거리를 즐기는 사용자에게는 쿠셔닝과 안정성이 뛰어난 제품을 중심으로 추천해주며, 관련 내용을 삼성 노트에 저장할 수도 있다.

갤럭시Z폴드7 측면. 아래는 갤럭시Z플립7으로 플립7보다 폴드 얇기가 훨씬더 얇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이선율 기자
갤럭시Z폴드7 측면. 아래는 갤럭시Z플립7으로 플립7보다 폴드 얇기가 훨씬더 얇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이선율 기자

갤럭시Z폴드7부터는 AI 결과 뷰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 기능은 AI를 통해 생성된 결과를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하단, 중앙, 측면 등 원하는 위치에 분할 보기 형태로 표시해준다. 원본 콘텐츠를 가리지 않고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

강력한 AI 기능은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덕분에 가능해졌다. 이 칩셋은 전작 대비 NPU 성능이 41%, CPU 38%, GPU 26% 향상돼 폴더블 기기 최고 수준의 AI 성능을 구현한다.

카메라 성능은 갤럭시S25 울트라 수준으로 개선됐다. 2억 화소 카메라가 동일하게 적용돼 전작 대비 4배 더 선명하고 44% 밝아진 촬영이 가능하다. 여기에 AI 기반 프로비주얼 엔진을 장착해 어둡거나 조도가 낮은 공간에서도 노이즈없이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갤럭시Z폴드7으로 AI 성능을 체험해봤다. 러닝화를 구입할 때 갤럭시 AI를 활용하면 단순히 구매를 넘어 기존 사용자의 러닝 기록까지 반영해 보다 개인화된 제품 선택을 돕는다. / 이선율 기자
갤럭시Z폴드7으로 AI 성능을 체험해봤다. 러닝화를 구입할 때 갤럭시 AI를 활용하면 단순히 구매를 넘어 기존 사용자의 러닝 기록까지 반영해 보다 개인화된 제품 선택을 돕는다. / 이선율 기자

UPC와 S펜은 빠져…"경량화 설계 위한 조치"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기존에 적용되던 언더패널 카메라(UPC)는 없어지고, 10MP 홀펀치 카메라로 대체돼 완벽한 풀스크린 경험을 할 수 없다. UPC는 삼성 폴더블폰의 기술적 우위를 상징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삼성전자는 향상된 카메라 화질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폴드 시리즈의 차별점이었던 S펜도 갤럭시Z폴드7에서 제외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편적인 폴더블 유저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S펜보다는 슬림 경량화를 택한 것이고, 대화면에서 사용성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UPC보다는 10MP 광각 카메라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Z폴드7 가격은 판매량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2GB 메모리 기준 256GB 모델은 237만9300원인데, 전작보다 약 15만원 비싸졌다. 512GB 모델은 253만7700원이다. 저장용량 1테라바이트(TB) 모델의 경우 293만3700원으로 3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