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주요 손해보험사 보험료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금리 인하로 보험료 운용수익이 적어지면서 보험사가 손실을 보전하기 어려워져서다. 상품에 따라 최대 15%이상 보험료가 인상될 거란 의견이 제기돼 보험 가입자와 갱신형 상품 보유자의 보험료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내달 중으로 예정이율 인하를 확정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가지고 보험금 지급 때까지의 운용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수익률을 의미한다. 보험사는 이를 바탕으로 상품을 설계하고 보험료를 산출한다. 예정이율이 낮아질수록 보험사가 거둘 수 있는 이자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 보험사들은 손실을 보전하고자 보험가입자가 부담하는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
DB손보는 다음 달 1일부터 예정이율을 인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하 폭과 적용 상품 범위 등을 조율하고 있는데, 기존 2.75%에서 0.25%포인트가량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에서는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내리면 보험료가 최대 5~10%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화재도 최근 영업채널별 논의에서 오는 8월부터 예정이율을 인하 또는 동결하는 방안을 언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종 조정 폭은 DB손보와 마찬가지로 타사 추이를 지켜본 뒤 확정할 방침이다.
KB손보도 오는 8월 예정이율 인하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인하 폭과 대상 상품,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
손보사 예정이율 인하 검토는 지난 5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p) 인하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역마진을 우려한 일부 회사들이 선제적으로 예정이율 하향 조정에 나선 것이다.
실제 보험사들은 2010년대 이후 이어진 저금리 기조 속에서 예정이율이 인하될 때마다 보험료를 인상해왔다. 상품별로 5~15% 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보험료 운용수익률이 지속 낮아지는 상황"이라며 "손실 보전이 어려워진만큼 주요 손보사들이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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