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상반기 1조5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자이익 감소에도 유가증권·외환파생 등 비이자 부문이 늘어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24일 기업은행은 상반기 연결 순이익이 전년동기(1조3942억원) 대비 8.2% 증가한 1조508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은행 순이익은 1조3272억원으로 1년 전(1조2588억원)보다 5.4% 증가했고 나머지 자회사의 손익이 1951억원에서 2903억원으로 48.8% 급증했다.
부문별로 보면 비이자이익의 증가 폭이 컸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4856억원으로 1년 전(1591억) 대비 205.2% 불어났다. 은행 기준으로 수수료수익(-9.7%) 등의 부진에도 증시 호황 및 환율 개선 등으로 유가증권관련손익(35.6%), 외환파생관련손익(흑자 전환)이 크게 늘었다.
이자이익은 소폭 줄었다. 상반기 3조8035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1년 전(3조9529억원)보다 3.8% 감소한 규모다.
신용카드채권이자(0.7%)가 소폭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대출금이자(-6.0%), 유가증권이자(-0.8%), 대출금·예치금이자(-22.1%) 줄줄이 내렸다. 기업은행의 NIM(순이자마진)은 1.55%로 전년 말 대비 0.12%포인트 오르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활발했다. 올해 들어 기업은행은 11조4120억원(상반기 대비 전년 말 대출 잔액 차이)의 대출을 내줬는데 이 가운데 11조3400억원이 중소기업 대출이었다.
가계, 대기업·공공·기타는 0%대 증가율에 그쳤다. 6월 말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58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24조7192억원) 대비 11조3000억원(4.6%) 불어났다.
중소기업 대출 부문 시장점유율은 24.43%로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미국 관세 불확실성 확대, 경기회복 지연 등 위기 속에서도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함으로써 중소기업금융 분야의 ‘리딩뱅크’로서의 입지를 더 공고히 했다”고 밝혔다.
다만 건전성 부문은 여전히 저조했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비중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37%로 전년 말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연초 이후 고정이하여신은 4조2710억원에서 4조5330억원으로 6.1% 증가한 반면 정상 여신(319조9620억원)은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비중)도 0.91%로 작년 말보다 0.1%포인트 올라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K 쇄신 계획 이행을 통해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중기지원을 지속 선도할 것”이라며 “하반기엔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물론 첨단산업과 중견기업도 적극 지원하고 AI(인공지능)·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