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은 가격이 금과 비트코인을 제치고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대체 투자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산업 수요 확대, 공급 부족이라는 3박자가 맞물리며 1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실버바를 선보이고 있다. / 뉴스1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실버바를 선보이고 있다. / 뉴스1

24일(현지시각) 글로벌 투자 사이트인 트레이딩뷰(TradingView)에 따르면 국제 은 현물 가격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1트로이온스당 39.07달러로 집계됐다. 연초 대비 35.27% 상승한 수치로, 이는 지난 2011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제 금 현물은 28.9%(3,383.35달러), 비트코인은 27.4%(바이낸스 기준) 상승했다. 세 자산 중 상승률이 가장 낮았던 은이 이례적으로 선두에 오른 것이다. 금/은 가격비율은 지난 4월 105배에서 최근 86배로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은이 ‘진입장벽이 낮은 대체자산’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귀금속 거래 플랫폼 불리언볼트(BullionVault)가 7월 실시한 시장 참가자 대상 조사에 따르면, 올해 말 은 가격 예상치는 평균 41.18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가 대비 약 5% 추가 상승 여력을 반영한 것이다.

산업재로서의 특성도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은은 금속 중 전기 전도성이 가장 높아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PV 셀), 에너지저장장치(ESS), 반도체 회로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산업 수요는 전체 은 수요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정련사 MKS PAMP의 금속 전략 책임자 니키 쉴스(Nicky Shiels)는 “금·은·백금·팔라듐은 트럼프 대통령이 4월 발표한 보복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시장은 이를 구리처럼 반응하고 있다”며, 올해 은 가격이 온스당 42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