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 내 직영 매장을 처음으로 폐점한다. 중국 내 소비 위축과 경기 둔화 흐름 속에서 나온 결정으로 애플의 중국 시장 전략 조정 신호로 풀이된다.

애플 로고 / 뉴스1
애플 로고 / 뉴스1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각) 애플이 8월 9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중산구 파크랜드몰에 위치한 직영 매장을 폐쇄한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해당 쇼핑몰 내 주요 입점 브랜드 다수가 철수하면서 매장 운영 환경이 변화했다”며 철수 이유를 밝혔다.

앞서 올해 초 다롄 파크랜드몰의 대주주가 운영권을 전면 인수한 이후 코치(Coach), 산드로(Sandro), 휴고보스(Hugo Boss) 등 다수 브랜드가 임대 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 대만 등을 포함한 광의의 중국 지역에 5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세계 530여 개 매장 가운데 10% 이상을 차지한다.

폐점을 결정한 파크랜드몰점은 다롄시 내 2곳 중 한 곳이다. 나머지 한 곳인 올림피아66점은 유지한다. 두 매장은 도보 기준 약 10분 거리다. 애플은 폐점 매장의 직원들에게 다른 매장으로의 배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광역 중국 지역 내 50여 개 이상의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파크랜드몰의 변화된 환경에 따라 해당 매장 폐쇄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현재 소비 위축, 수출 둔화, 부동산 경기 하락 등으로 디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다. 6월 기준 소매 판매는 예상을 밑돌았고, 주택 가격 하락세는 더 빨라졌다.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실적 회복을 노린다. 올해 2분기(3월 29일 종료) 중국 지역 매출은 16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168억달러)도 하회했다.

애플은 8월 16일 선전 전하이 유니워크(Uniwalk Qianhai)에 신규 매장을 연다. 향후 1년 내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도 신규 매장을 열 계획이다. 1월에는 안후이성에 새 매장을 오픈했다.

중국 외 지역에서도 신규 매장을 확대 중이다. 7월 26일 일본 오사카에서 새 매장을 열었고, 올해 1월 미국 마이애미에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점했다. 말레이시아에는 2024년 첫 매장을 열었다. 향후 미 디트로이트,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에도 신규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다만 팬데믹 이후 전체 오프라인 매장 확장 속도는 둔화됐다. 애플은 온라인 스토어 확장 및 기존 매장의 이전·리뉴얼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다롄 파크랜드몰점 폐점 발표일에는 영국 브리스틀 매장 폐쇄 계획도 함께 발표됐다. 미국 미시간주 파트리지크리크점과 호주 시드니 인근 혼즈비점도 폐점 예정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