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메타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으로는 오픈소스로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너무 강력한 AI는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다. 메타는 지금까지 ‘라마(LLaMA)’ 같은 AI 모델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초지능(AGI를 넘는 수준의 AI)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공개 범위를 다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 메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 메타

저커버그 CEO는 30일(현지시각) 발표한 연례 서한에서 “초지능 AI는 전 세계가 함께 나눠야 할 기술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위험을 만들 수 있다”며 “무엇을 공개할지 더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메타는 올해 6월 ‘초지능 연구소’를 만들고, 초지능 AI 개발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여러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 뇌를 모방한 컴퓨팅 기술 등에 수십조원을 투입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메타의 이런 움직임이 ‘돈을 벌기 위한 전략 변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AI 기술을 공개하지 않으면, 기업이 이를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통제권을 가질 수 있다”며 “메타는 여전히 광고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타는 AI 기술을 뒷받침할 인프라에도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수잔 리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기술을 잘 활용하려면 최고 수준의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2026년까지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올해 설비 투자 비용으로 최대 720억달러(약 100조원)를 책정했다. 지난해보다 300억달러 넘게 늘어난 금액으로, 대부분 AI 인프라에 쓰일 예정이다. 회사는 자체 자금뿐 아니라 금융회사와 협력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저커버그 CEO는 “개인에게 도움이 되는 초지능 AI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메타는 이를 실현할 기술력과 의지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