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문화·체육 프로그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단순 마케팅을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과 장기 고객관계 형성해 브랜드 경험을 강화한다는 목적이다.
2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삼성화재·교보생명·신한라이프 등 주요 보험사들은 올해 가족·청소년 고객을 겨냥한 문화 체험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전시, 공연 등 문화활동을 통해 보험사에 대한 신뢰와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삼성화재는 자사가 운영하는 ‘모빌리티뮤지엄’을 중심으로 여름방학 특별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겨냥해 매주 토요일 ‘나이트 뮤지엄’을 8월말까지 운영한다.오후 5시 이후 입장객에게는 입장료 3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야간 전시 관람과 야외 영화 상영이 결합된 이 프로그램은 문화생활과 피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여가처로 평가된다.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교통안전 교육을 접목한 ‘사각지대 알아보기’ 체험과 스티커 활동을 통해 다양한 이동수단을 배우는 ‘모빌리티 친구들’이 운영된다.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정비고를 개방해 클래식카 시동 과정을 관람하는 ‘부릉부릉 클래식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교보생명은 41년째 ‘교보생명컵 꿈나무체육대회’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체육대회에는 육상, 유도, 탁구, 수영 등 7개 종목에 전국 초등학생 4000여명이 참가했다. 유남규, 여홍철, 심석희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들도 대회장을 찾아 후배들을 응원하며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특히 교보생명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 지원을 넘어 장기적 인재육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유망주에게는 중·고교 6년간 연 2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며, 국가대표 선발 시 별도 장학금도 지원한다. 한국 스포츠계에서 이 대회를 거쳐간 메달리스트는 200명을 웃돈다.
신한라이프는 오는 9월 5일 ‘2025 스마일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행사에는 다비치, 멜로망스, 조째즈 등이 출연하며, 개그맨 이상준이 진행을 맡는다. 고객 응모를 통해 추첨된 200명에게 콘서트 티켓 2매씩이 제공되며, 에어벌룬 포토존, 경품 투어, 버스킹 등도 함께 진행된다.
보험사들의 이러한 행보는 단기 이벤트보다 장기 고객 충성도 형성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보험은 장기 상품인 만큼 고객의 신뢰가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문화·체육 경험은 고객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체감하게 만드는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ESG 경영 기조 강화와 맞물려 청소년 교육, 지역 문화 활성화 등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활동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교보생명처럼 40년 이상 기초 체육 지원을 이어온 사례는 보험업의 사회적 역할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은 장기적으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인 만큼, 회사 신뢰는 일상 속 반복적 경험에서 비롯된다”며 “문화와 체육은 고객에게 긍정적 감정을 형성하기 좋아 많은 보험사들이 꾸준히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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