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3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컴퓨텍스 행사에 참가한 SK하이닉스 부스 내 HBM4가 전시돼있다. / 공동취재단
컴퓨텍스 행사에 참가한 SK하이닉스 부스 내 HBM4가 전시돼있다. / 공동취재단

최준용 SK하이닉스 HBM사업기획담당 상무는 10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AI 최종 수요가 매우 강력하다”며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주요 클라우드 기업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AI 설비 투자를 계획 중이고, 이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 인프라 구축과 HBM 수요는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이번 전망치는 보수적인 수준이다”라고 덧붙였다.

HBM은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 적층해 만든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다. 기존 D램 대비 공간·에너지 효율이 뛰어나 생성형 AI와 고성능 서버 등 대규모 연산 환경에 필수다.

SK하이닉스는 맞춤형 HBM 제품으로 차별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차세대 HBM4에는 고객 요구에 맞춘 로직 다이(베이스다이)가 적용돼 기존 제품보다 높은 수준의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최 상무는 “HBM4부터는 맞춤형 설계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라며 “타사 제품으로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구조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맞춤형 HBM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최준용 상무는 “소규모 고객 대상 커스터마이징 수요도 확대될 것이다”라며 “고객마다 원하는 성능·전력 특성이 달라 앞으로 더 정교한 맞춤형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