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 반도체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미국에 공장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알래스카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다음 주나 그다음 주에 철강과 칩, 반도체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관세는) 초기에는 낮을 것”이라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매우 높아지는 구조로,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는다면 매우 높은 관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 반도체에 대해 “200%, 300% 관세율이 될 수 있다”면서도 제조 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기업에는 면제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백악관은 면제 적용 방식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애플이 약 6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내 제조 투자 계획을 발표한 점을 언급하며 애플이 면제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철강·반도체 관세는 상호관세가 아닌 ‘품목관세’로,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부과된다. 이 조항은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 등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할 권한을 부여한다. 그는 이미 지난 6월 철강·알루미늄 수입 관세를 50%로 인상한 바 있다.
미 상무부는 현재 반도체에 대한 국가안보 위협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는 최근 몇 달간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했지만, 공식 발표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반도체의 중요도 탓에 제조업체와 인공지능(AI) 기업들은 관세율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요구해왔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지난달 27일 “232조에 근거한 반도체 관세를 2주 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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