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이 판교역 광장에서 사측을 향해 약속을 지키라는 집회를 진행했다. 2023년 분리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검색CIC의 본사 복귀를 약속한 카카오 경영진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이유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가 8월 21일 경기도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경영쇄신 시즌2, 카카오 약속을 지켜라’ 집회를 열었다. / 카카오 크루유니언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가 8월 21일 경기도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경영쇄신 시즌2, 카카오 약속을 지켜라’ 집회를 열었다. / 카카오 크루유니언

21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경기도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경영쇄신 시즌2, 카카오 약속을 지켜라’ 집회를 열고 카카오 경영진에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특히 경영쇄신과 본사 복귀를 약속한 경영진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그 책임을 지지 않은 채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2년 전 당시 홍은택 대표는 개발인력 확보를 위해 검색CIC를 본사로 복귀시키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이경진 대표 역시 복귀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했지만 아무 책임도 없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앞서 2023년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검색CIC를 사내독립기업(CIC)로 분리했다. 검색CIC는 올해 7월 AXZ로 법인을 이동하게 됐다. AXZ는 포털사이트 다음(Daum)을 서비스하는 콘텐츠CIC가 카카오에서 분사한 신설법인이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카카오에서 분사될 때 김범수 창업자는 직접 나서서 비전을 설명하며 크루들의 이동을 설득했는데 분사 이후 5년간 되돌려 받은 건 대규모 구조조정, 희망퇴직, 사업철수, 분할매각뿐이었다”며 “당시 분사를 추진한 경영진은 누구도 남아있지 않은데다 부로가 2년 전 구조조정하면서 회사의 경영 개선을 약속한 경영진도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의 투자 방식에도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최근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IMS모빌리티에 카카오가 투자할 때 기존 주주의 엑시트를 보장하는 구주 인수 방식의 투자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기존 주주의 이익 보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카카오 노조가 주장하는 문제점은 투자받는 기업의 기존 주주가 카카오 경영진과 특수관계라는 것이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 경영진 영입도 투자금이 임금과 보상으로 바뀔 뿐 비슷하다”며 “지인을 채용하며 스톡옵션을 비롯한 온갖 보상 패키지를 만들어 제공하는데 영입보상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카카오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뉴스를 보면 재밌는 사실이 있는데 카카오의 최고 보상은 항상 전임 대표가 차지한다는 것이다”라며 “올해 상반기 카카오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지난해 초 퇴임한 홍은택 전 대표다”라고 덧붙였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 이사회와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가 이 같은 투자 및 인사 문제를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준법과신뢰위원회는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 및 신뢰경영 체계 확립을 위해 설치된 독립기구다.

오치문 카카오지회 부지회장은 “직원들이 요구한 건 돈이 아니라 약속을 지키라는 것, 약속을 했으면 어떻게든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라며 “이 당연한 이야기를 집회까지 열어가며 해야 하는가 싶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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