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이 신규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가치를 1830억 달러(약 250조원)로 끌어올렸다. 불과 반년 전 615억 달러 수준이던 기업가치가 세 배 가까이 뛴 숫자다.

앤스로픽 로고 / 조선DB
앤스로픽 로고 / 조선DB

3일(현지시각) CNBC와 주요 투자업계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최근 시리즈 F 라운드에서 130억 달러(약 18조 7천억 원)를 확보했다.

이번 라운드는 아이코닉 캐피털(Iconiq Capital)이 주도했고, 피델리티(Fidelity),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여기에 블랙록, 블랙스톤, 제너럴 캐털리스트, GIC, 카타르투자청(QIA), 온타리오 교사연금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대거 합류했다.

이번 투자로 앤스로픽은 전 세계 비상장 기업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기업가치를 기록하게 됐다. 생성형 AI 스타트업 중에서는 오픈AI(기업가치 약 300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다.

앤스로픽은 2023년 자체 AI 모델 ‘클로드(Claude)’를 공개한 이후 몸집을 빠르게 키워왔다. 오픈AI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이 회사는 아마존의 대규모 투자로도 주목받았으며, AI 안전성과 윤리성을 강조하며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성과도 두드러진다. 올해 8월 기준 앤스로픽의 연간 매출 추정치(run-rate revenue)는 50억 달러(약 7조원)를 넘어섰다. 연초 10억 달러 대비 다섯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기업 고객 수도 전년 대비 7배 가까이 늘어나 30만 곳을 돌파했다.

앤스로픽은 2021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누적 투자 유치액이 337억 달러(약 468조원)에 달한다. 자금이 검증된 AI 선두 기업으로 쏠리는 ‘빅딜’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회사는 새로 확보한 자금을 안전성 연구 강화, 기업 수요 대응, 글로벌 확장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차세대 AI 모델 개발에는 올해나 내년 최대 100억 달러가 소요될 수 있다”며 대규모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